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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edical

전주 이진복한의원 러너스 하이

by 이진복한의원 2023. 12. 11.

안녕하세요.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입니다. 

 

오늘은 달리기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새벽마다 5km달리기를 하는데 우연히 검색 중에 알게 된 내용입니다. 

 

애리조나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치는 데이비드 라이클렌은 자연 선택으로 인간이 달리기에 유리한 특징을 갖게 됐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2005년도 학술논문인 <인간의 둔근은 왜 이렇게 클까?>를 포함해, 대학원 시절 그가 했던 연구가 이러한 이론을 수립하는데 일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동기문제를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더 쉽게 달릴 수 있는 골격이 갖춰졌다고 해서 무작정 장거리 마라토너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초기 인류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달리게 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인간은 에너지를 비축하는 성향이 있는데, 큰짐승을 잡을 생각으로 온종일 헤매면서 에너지 비축량을 다 소비해버리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사냥과 채집은 판돈이 큰 게임으로 화폐가 칼로리라서 파산하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냥하고 채집하러 종일 쏘다니면 힘들고 지치고 지루하기 마련입니다. 그들은 빈속으로 종일 사냥하거나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먹이를 찾아다니는 부담을 어떻게 견뎌 낼 수 있었을까요?

 

라이클렌은 취미로 달리기를 즐기면서 러너스 하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러너스 하이가 왜 존재하는지 아무도 그럴듯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러너스 하이가 장거리 달리기에서 임의로 나타나는 생리적 부산물이 아니라 끈질긴 노력에 대한 자연의 보상이라면?

뇌의 기분 좋은 화학물질을 활용해 지구력을 키워 나가는 식으로 진화된 것이라면?

 

라이클렌은 초기인류가 굶주림에 시달리지 않으려고 달릴 때 쾌감을 느꼈는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그러한 신경학적보상이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유발했을 거라고 추론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예전부터 러너스 하이에 배후에 엔도르핀이 있다고 짐작 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고강도 운동이 엔도르핀 분출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SAANIJOKI, Tiina, et al. Opioid release after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in healthy human subjects. Neuropsychopharmacology, 2018, 43.2: 246-254.

 

 

하지만 라이클렌은 또 다른 후보, 즉 엔도카나비노이드라 불리는 뇌 화학물질에 주목했습니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대마초에 의해 모방되는 화학물질로, 통증을 가라앉히고 기분을 교양시켜줍니다. 육체적 수고를 보상한다는 요건에 딱 들어맞습니다. 게다가 대마초의 여러 효능은 운동으로 유발되는 쾌감과 일치합니다. 가령 걱정이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고, 통증이 가라앉고, 시간이 느리게 가고, 감각이 고조됩니다.

 

WHITEHEAD, Patrick M. The Runner’s High Revisited: A Phenomenological Analysis. Journal of Phenomenological Psychology, 2016, 47.2: 183-198.

 

 

조깅, 즉 가벼운 러닝을 한 경우에는 실제 러너의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치가 세 배나 높아졌으며,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증가는 러너 자신이 느끼는 쾌감과도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우리 뇌가 200만 년 전 사냥과 채집을 위해 달리던 강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동할 때만 보상을 주는 것이라고 라이클렌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출처 : 켈리 맥고니걸 지음. 박미경 옮김. 움직임의 힘. Andomedian. 2020. pp 33-4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한의학 박사, 침구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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