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입니다.
오늘은 코엔자임 Q10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957년 미국 위스콘신대학 프레드릭 크랜Frederick Loring Crane, 1925~2016 박사는 소고기 심장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처음으로 코엔자임 Q10을 추출하였습니다. 1957년 당시 미국 위스콘신 대학 연구소에서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었던 그는 동료들과 함께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 관련된 생화학적 서열을 연구하고 있었죠. 기존의 연구결과들을 퍼즐 조각처럼 맞추어 에너지 생성의 마지막 과정인 전자전달계를 이해하려 했을 때 아무래도 설명하기 힘든, 뭔가 빠져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분자 수준에서 제대로 규명하여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였습니다.
크랜 박사는 소의 심장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를 가지고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자신의 연구와는 다른 꽃양배추Brassica oleracea var. botrytis의 미토콘드리아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꽃양배추를 잘게 썰어 죽처럼 흐물흐물해진 것을 원심분리기에 넣어 돌린 후 미토콘드리아를 추출하였죠. 월요일 아침이 되자 연구실에 들어선 그의 동료들은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냄새는 둘째 치고라도 크랜이 본연의 연구 이외의 일로 연구실을 상당히 지저분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콜리플라워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카로틴 색소를 찾아냈습니다. 카로틴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비타민 A의 전구물질입니다. 그는 이 물질이 바로 그들이 찾고자 하는 열쇠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시 소의 심장 연구로 돌아온 그는 소의 심장에서도 약간의 카로틴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카로틴과는 다른, 뭔지 모를 특이한 성질의 주황색 결정물질이 소의 심장에서 다량 검출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일단 카로틴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는 동안 이 주황색 물질을 모아서 실험실의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다시 냉장실안을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크랜은 거기에서 주황색 물질이 결정체를 이루며 시험관 안에 가득 찬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그는 이것이 중요한 물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흡광 스펙트럼light-absorption spectrum’이라 불리는 기법으로 이 노란 물질을 측정한 크랜은 그것이 ‘퀴논quinone’이라는, 일종의 지용성 유기 화합물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퀴논 형태의 물질이 세포의 에너지 생성과정, 특히 전자전달계의 첫 번째 탈수소효소와 시토크롬계 사이의 전자전달과 연관이 있는 보조효소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를 ‘코엔자임 큐coenzyme Q, CoQ’라 명명하였습니다. 같은 해 그는 하케피Hatefi Y, 위드머Widmer C, 레스터Lester RL 등 같은 실험실 동료들과 함께 이러한 연구결과를 한 과학 잡지에 보고하였습니다. 코엔자임 Q10이 역사적으로 처음 세상에 정식으로 소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같은 해 영국의 모튼R. A. Morton 교수도 비타민 A가 부족한 쥐의 간에서 코엔자임 Q10과 동일한 것을 발견하고, 유비퀴토스 퀴논ubiquitous quinone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코엔자임 Q10은 유비퀴논ubiquinone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보편적으로 존재한다ubiquitous’라는 뜻입니다.
크랜 박사는 좀 더 구체적인 확증과 더불어 이 물질의 구조적 정체를 명확히 알고 싶어, 당시 최고의 권위자인 머크사Merck의 칼 포커스Karl Folkers, 1906~1997 박사에게 이 주황색 물질의 분석을 의뢰하였습니다. 그는 자연물질, 특히 비타민들의 구조를 규명하고 합성해 내는 데에 당시 가장 저명한 실력자였죠. 실제로 오늘날 판토텐산pantothenic acid, Vit. B5, 피리독신pyridoxine, Vit. B6, 비오틴biotin, Vit. B7, 코발라민Cobalamin, Vit. B12, 메발론산mevalonic acid 등의 정제, 구조결정, 그리고 합성 과정에 ‘칼 포커스’라는 이름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가 1934년부터 일해 왔던 머크사 연구소가 전세계적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명성을 얻은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포커스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크랜이 보낸 이 주황색 물질을 세밀히 분석하여 화학적 구조식을 밝혀냈습니다. 1958년 울프D. E. Wolf 박사 등은 코엔자임Q의 화학구조가 ‘2,3-dimethoxy-5-methyl-6-decaprenyl-1,4-benzoquinone’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크랜이 생각했던 대로 퀴논 구조가 중심이었지만 이소프렌isoprene이라는 곁가지가 길게 붙은 형태가 특징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코엔자임 Q10의 구조적 정체가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포커스 박사팀은 나아가 코엔자임 Q10의 합성에도 성공하게 되었으며 발효기법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코엔자임 Q10을 생산하였습니다. 이들의 결과는 1958년 미국화학협회주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고 해당 학술지(미국화학회저널 JACS)에도 실리게 되었습니다.
1956년 일본 오사카 대학의 야마무라Yuichi Yamamura 교수는 심부전 환자에게 코엔자임 Q10과 관련 있는 코엔자임 Q7을 처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또 1966년 멜로스와 타펠은 심부전환자에게 코엔자임 Q6가 감소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1971년과 1972년 칼 포커스는 이탈리아의 지안 파올로 리타루Gian Paolo Littarru 교수와 함께 치주질환과 심장질환에서 코엔자임 Q10이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1973년 일본의 매추무라 박사와 함께 치주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코엔자임 Q10을 가지고 이중맹검 실험을 실시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1970년대 중반까지 일본은 많은 연구와 더불어 충분한 양의 코엔자임 Q10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코엔자임 Q10는 일본에서 발효방식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영국의 과학자인 피터 미첼Peter Dennis Mitchell, 1920~1992 박사는 1978년 생물학적 에너지 이동 과정을 공식화하여 ATP합성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는데, 이 이론에는 에너지 전달 체계에 있어 코엔자임 Q10가 양성자 펌프기능에 관여하는 기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비퀴논 혹 코엔자임 Q10은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플래빈 효소flavin enzyme, 비헴철none-heme iron에서 전자를 수용하여 사이토크롬 Bcytochrome B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여 양성자 펌프기능에 관여합니다.
1980년대 초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대규모 임상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1985년도 야마무라 박사는 리뷰 저널에서 67개의 심장질환, 부정맥, 약물부작용, 고혈압,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실험이 진행되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같은 해 텍사스의 페르 랭스젠Peter H. Langsjoen 박사는 이중맹검 실험을 통해서 심근병증 환자에서 코엔자임 Q10이 매우 중요한 영양소임을 밝혀냈으며, 1986년 스웨덴의 라스 에른스터L. Ernster 박사는 항산화제로서 코엔자임 Q10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칼 포커스 교수는 코엔자임 Q10과 다른 비타민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해서 1986년에 미국화학 협회로부터 프리스틀리 메달Priestly Medal을, 1990년에는 부시대통령George Herbert Walker Bush, 1924~2018으로부터 미국 과학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칼 포커스는 코엔자임 Q10을 가장 먼저 발견한 나라 미국의 의학계가 이것의 가치를 외면하고 있던 오랜 시간동안에도 유일하게 부단한 열정으로 줄기찬 연구를 지속했던 영웅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코엔자임 Q10 연구의 진정한 아버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코엔자임Q는 북미 지역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의약품 및 건강식품으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최고의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 순위가 항상 상위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심장, 신경, 면역 장애 치료제, 그리고 종양치료제로써 권장되고 있는 코엔자임 Q10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체내 에너지 생산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우리 몸은 ‘ATP’라 불리는 분자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며, 우리 몸은 우리가 먹은 음식에서 전자를 떼어내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를 만든 다음에 전자를 다시 최종 전자 수용체인 산소에 보내죠. 코엔자임 Q10은 전자를 이 과정에서 전자를 옮기는 수용체 중 하나로, 세포가 산소를 이용해 ATP의 생산량을 늘리는 작용을 합니다. 즉, 코엔자임 Q10은 미토콘드리아가 작동하는데 있어 필수요소인 셈입니다. 따라서 코엔자임 Q10이 부족하면 미토콘드리아 결핍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그로 인해 근력저하와 피로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 어렵다~~^^;;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한의학 박사, 침구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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