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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edical

통증의 원인과 시작

by 이진복한의원 2016. 4. 19.

정말 디스크, 골다공증 때문에 아프실까요?

 

 

통증의 원인과 시작에 대한 환자들의 생각

 

통증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을 처음 대하면 대부분 과거에 사고를 당했거나, 퇴화의 과정을 겪고 있거나, 선천적으로 근육의 강도나 유연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사고를 당해 다쳤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몇 년 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환자들 중 40퍼센트가 통증의 원인을 경미한 자동차 사고나 빙판길 또는 계단에서 넘어졌던 각종 사고에 의한 것으로 생각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다가, 혹은 근육을 너무 무리하게 사용하다가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달리기, 테니스, 골프, 농구 등도 흔히 통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는 한다. 환자들은 사고가 있은 후 몇 분, 몇 시간, 혹은 며칠이 지나자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통증의 성격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준다. 비누를 집으려고 몸을 구부리거나 천장에서 접시를 꺼내려고 몸을 가볍게 비트는 행위 등 아주 사소한 사건의 경우에도 그에 따르는 통증은 마치 냉장고를 들어올릴 때 경험했던 통증만큼이나 무시무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던 도중 갑자기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 실려 간 젊은 남성이 있었다. 그 다음 이틀 동안은 그에게 있어 악몽과도 같은 날들이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이려 해도 통증이 느껴졌던 것이다.

 

어째서 인간의 다양한 신체적 동작으로 인해 그렇게 끔찍한 통증이 생길 수 있는 것일까? 신체적 사건이 있은 후 통증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다양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신체적 사건은 통증의 원인이 아니라 단지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신체적 사건 없이 통증이 시작되는 환자도 많다. 이들은 통증이 서서히 시작되거나 아침에 눈을 뜨니 통증을 느끼는 경우인데 60퍼센트의 환자들이 이런 경험을 했다.

 

신체적 사건은 방아쇠 역할을 할 뿐이라고 보는 이유는 서서히 시작되는 통증과 외부 충격에 의한 통증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TMS의 성질을 생각해보면 이런 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환자는 자신이 다쳤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는 다친 것이 아니다. 신체적 사건은 뇌에게 TMS가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요통에 있어서 상처의 역할을 의심하게 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 지구상의 수백만 년에 걸친 생명 진화의 결과로 얻은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 바로 치료 혹은 회복의 생물학적 능력이다. 신체는 상처가 생기면 매우 빨리 저절로 치유된다. 신체의 뼈 중에서 가장 큰 대퇴골도 부러진 뼈가 다시 붙는 데는 6주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치료 과정 중 통증을 경험하는 시간은 아주 짧다. 따라서 2개월 전, 심지어 2년 전, 10년 전의 상처가 아직도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영원한 상처(과거의 사소한 신체적 사건이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통증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생각)라는 생각을 아무런 의심 없이 철저하게 주입받아 왔다.

 

서서히 통증이 시작되는 환자들은 여전히 몇 년 전의 자동차 사고나 스키장에서의 사건 때문에 통증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요통은 신체적인 것이기 때문에 통증의 주범은 당연히 허리가 입은 상처다. 통증은 신체적 원인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회복하는 데 큰 장애가 된다. 통증은 환자의 마음속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그렇지 않으면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환자들은 이제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TMS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자신의 삶에서 심리적으로 충격을 줄 만한 사건들이 있었는지 곰곰이 되새겨보아야 한다. 그 사건들이란 전직, 결혼, 가족 중 누군가가 큰 병을 앓았거나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몰리는 경우 등 다양하다. 혹은 자신이 너무 양심적이고 책임감이 강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다. 이것이 상황을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신체 질환 중 심리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영원한 통증과 불구의 굴레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존 사노, 통증혁명(통증, 마음이 보내는 경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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