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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edical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관한 고찰

by 이진복한의원 2016. 4. 21.

한약과 양약의 병용에 대한 올바른 복약지도 필요

최근 한의계의 경기가 많이 어려워졌다는 말을 한다. 내수경기의 침체, 한방진료에 있어서의 제도적 걸림돌, 건강보조식품시장의 폭발적 성장, 한의계 자체적인 노력의 부재도 한 원인이라 하겠지만, 한약복용에 대한 양의사들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한약금지 복약지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약복용을 금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야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만, 별다른 근거도 없이 단지 잘 모른다는 이유나 환자 감소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무책임한 한약금지 복약지도는 국민건강을 위해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양의사들의 잘못된 인식에 바탕을 둔 복약지도가 이제는 환자들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잘못된 인식에 바탕을 둔 한약 불신 및 한약 폄훼는 국민건강권과 한의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우리 한의사들의 적극적 대책이 요망된다고 하겠다.

양의사의 한약금지 복약지도는 과학적이지 않다

먼저 이러한 상황의 타개를 위해서는 한약과 양약의 병용으로 인한 상호작용과 질병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의 파악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정보가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환자가 복용 중인 양약에 대해서 내가 처방하는 한약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못하므로 한의사들이 적절한 복약지도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양의사들의 일방적이고도 근거가 부족한 복약지도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없게 만든 면도 있다.

필자는 이러한 현 한의계의 임상상 필요에 의해서 한약과 양약 병용 시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향후 보건당국과 한의학계에 의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및 정보의 수집, 그리고 이를 취합한 자료를 근거로 하여 국민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본 글을 기고하게 되었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에 관한 연구와 정보구축의 필요성

현재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주로 약물의 독성과 부작용, 내성을 감소시키고, 약효를 증진시키며, 약물의 사용량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위에서 언급한 한의계의 현실적인 부분 뿐만은 아니다. 이미 법적으로 한ㆍ양방협진이 가능하고, 복수면허 소지자가 소지 면허 모두에 해당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한약과 양약을 병용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방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32%가 양방치료를 병행하고 있었고, 한방과 양방치료를 동시에 받은 환자의 76%가 한약과 양약을 병용한 경험이 있으며, 이 중 50%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병용하고 있으나, 26%는 동시에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약재가 첨가된 건강보조식품과 민간약, 보양식이나 藥酒 등의 형태를 통해서도 다양한 한약을 섭취하고 있으므로 양약 복용 중에 환자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한약을 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현실적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등 양약의 복용이 우선이 된 환자군이 우리나라 국민의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로 하여금 안심하고 한약을 복용시키기 위해서는 투약 예정인 한약과 현재 환자가 복용 중인 양약과의 상호작용 여부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에 따른 적절한 한약의 선택과 복약지도가 가능하다고 하겠다.

일본과 중국은 병용 경험 풍부해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와는 의료체계가 달라서 한약과 양약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및 정보 축적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은 2006년 「中西藥物相互作用(인민위생출판사)」과 같은 병용요법 지침서를 발간하여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

아래 글은 중국 의사국가고시 사이트인 ‘의학교육망(醫學敎育網 www.med66. com)’에 실린 자료와 최근 10여 년간 중국에서 이루어진 한약과 양약의 병용에 관한 분석논문인 ‘中西藥複方製劑的合理配伍與禁忌深討(四川生理學雜誌 2006; 劉冬凌, 胡波, 熊文碧)’를 주로 인용했으며, 일본에서 이루어진 병용요법 자료들을 참고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서도 이러한 연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약과 양약 병용요법 시행의 기본 원칙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아래에 서술한 기본원칙에 따라 시행되어야 한다.

첫째,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치료의 안전성을 확보한 다음 시행한다.

둘째, 환자의 약물복용의 경제적ㆍ신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량의 약으로 최대한의 약효를 올려야 한다.

셋째, 동일한 목적을 가진 한약과 양약의 동시투여는 바람직하지 않다. 단, 한약으로 양약 투여량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면 한약의 사용이 고려되어야 한다.

넷째, 이미 양약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는 한약투여의 목적을 분명히 한 다음 병용한다. 양약의 약효가 미흡하거나, 검사소견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자각증상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한약의 사용이 필요하다.

다섯째, 이미 한약을 복용해 기대한 효과를 보고 있는 환자는 양약의 복용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한약의 약효가 미흡하거나, 자각증상은 사라졌지만 검사소견상 이상이 남아있다면 양약의 사용을 추가할 필요는 있다.

 

 

 

다음은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이 질병치료에 유익한 경우에 대해서 알아보자. 한약과 양약을 합리적으로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상승시키고, 양약의 복용량을 줄이고, 양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고,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1.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으로 치료효과가 상승되는 경우
(1)소요산ㆍ삼황사심탕 등과 양약의 최면진정제를 병용하면 불면증의 치료효과를 향상시키고, 양약의 의존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
(2)석창포ㆍ지룡과 phenytoin 등과 항전간제를 병용하면 항전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3)작약감초탕과 항진경약을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4)보중익기탕ㆍ갈근탕 등 면역조절작용이 있는 한약과 항콜린에스테라아제(anticholinesterase)를 병용하면 근무력증 치료에 효과가 좋다.
(5)목방기탕ㆍ복령행인감초탕ㆍ사역탕 등을 강심약 등과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높이고 심부전환자의 자각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6)영계출감탕ㆍ영계감조탕 등과 propranolol계 항부정맥 약을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향상시키고, 또한 발작성 동성빈맥을 예방할 수 있다.
(7)구등산ㆍ시호가용골모려탕 등과 항고혈압약 methyldopa, captopril 등을 병용하면 고혈압 환자의 증상 호전에 유익하다. 조등산과 양약 혈압강하제의 병용투여가 고혈압성 두통에 효과적이다. 또, 맥문동탕 투여가 혈압강하제(ACE저해제)로 인한 기침 부작용 방지에 도움이 된다. 
(8)영계출감탕ㆍ진무탕 등과 혈관수축약인 dihydroergotamine mesylate를 병용하면 기립성저혈압 치료에 유익하다.
(9)계지복령환ㆍ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 등과 혈관확장약을 병용하면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적이다.
(10)황련해독탕ㆍ대시호탕 등과 항죽상동맥경화제ㆍ혈중지질강하제를 병용하면 치료에 효과적이다.
(11)목방기탕ㆍ진무탕ㆍ월비가출탕ㆍ분소탕 등과 양약의 이뇨약을 병용하면 이뇨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12)지실은 담도괄약근을 이완시켜 항생제의 담도 유입에 도움을 주므로 항생제의 항감염효과를 증강시킨다.
(13)소청룡탕ㆍ시박탕 등과 amino-phylline, cromolyn sodium 등을 병용하면 기관지천식 치료에 도움이 된다. 기관지천식에 시박탕의 투여가 기관지천식의 발작 빈도와 강도를 경감시키고, 스테로이드제의 감량과 이탈이 촉진된다.
(14)맥문동탕ㆍ자음강화탕 등은 노인 해수에 인산코데인보다 효과가 우수하며, 이들을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15)시호계지탕ㆍ사역탕ㆍ반하사심탕 등과 같이 항스트레스 효과가 있는 한약과 소화성궤양약(H2 수용체길항제ㆍ제산제)을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16)간 보호작용과 이담작용이 있는 인진호탕ㆍ인진오령산ㆍ대시호탕 등과 양약의 이담약을 병용하면 상호작용을 증강시킬 수 있다.
(17)인진호 및 인진호가 들어간 처방과 griseofulvin을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인진호가 함유하고 있는 hydroxy benzene butanone은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데, 담즙은 griseofulvin의 용해도를 증가시켜 항균작용을 향상시킨다.
(18)감초와 hydrocortisone의 병용은 항염작용과 항알레르기작용을 증가시킨다. glycyrrhizin은 glucocorticoid와 유사한 작용이 있어 hydrocortisone의 체내 대사를 억제, 그 혈중농도를 높여 치료효과를 상승시킨다.
(19)단삼주사제와 prednisone의 병용은 결절성다발성동맥염 치료에 시너지효과를 발휘한다.
(20)자감초탕ㆍ가미소요산 등과 methimazole을 병용하면 갑상선기능 항진증의 각종 자각증상을 완화시킨다. 사역탕과 levothyroxine을 병용하면 갑상선기능 저하증의 임상증상을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다.
(21)현호색과 아트로핀 주사를 병용하면 진통효과가 증가한다. 현호색과 chlorpromazineㆍpromethazine을 병용하면 진통효과는 더욱 좋아진다. 양금화와 chlorpromazineㆍdolantin 등으로 만든 마취주사는 수술마취 사용 시에 안전하고 신뢰성 있을 뿐 아니라, 수술 후의 진통시간 지속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22)청폐탕ㆍ죽엽석고탕ㆍ죽여온담탕ㆍ육미지황환 등과 항생제류의 약을 병용하면 항생제의 효과를 향상시키며, 호흡기의 반복적 감염에 치료효과가 좋다. 이런 방제들은 항염ㆍ거담ㆍ면역기능 활성화의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인삼ㆍ시호ㆍ감초가 포함된 방제가 더욱 약효가 좋다. 황련ㆍ황백ㆍ갈근 등과 같은 일부 단미 한약들은 비교적 강한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어, 항생제류 약물과 병용하면 항균작용을 향상시킬 수 있다.
(23)마황과 페니실린을 병용하면 세균성 폐렴치료에 시너지효과를 낸다. 황련ㆍ황백과 tetracyclineㆍfurazolidoneㆍsulfanila-mide를 병용하면 이질간균의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알칼리성 한약과 oxacillinㆍerythromycin을 병용하면 양약이 위산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고, 장에서의 흡수를 강화시켜 항균작용을 향상시킬 수 있다.
(24)만성 위염에 육군자탕과 양약 소화제의 병용투여가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 위궤양 환자에게 잔탁(라니티딘염산염)과 같은 치료제와 시호계지탕 등의 병용이 위점막 방어인자를 늘린다고 한다.
(25)만성신염과 신증후군 치료에 시령탕 투여가 스테로이드의 감량과 이탈을 촉진시킨다.
(26)만성간염 치료에 인터페론 이외의 약물과 소시호탕의 병용투여가 간 기능 개선과 간암 발생 억제에 도움이 된다. 
(27)불임증에 배란 촉진제와 당귀작약산, 온경탕, 계지복령환의 병용투여가 효과적이다.
(28)갱년기증후군 치료에 여성호르몬 보충요법과 가미소요산, 당귀작약산의 병용투여가 효과적이다.
(29) 전립선비대증에 알파차단제와 팔미지황환, 육미지황환의 병용투여가 유익하다.

2.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으로 양약의 부작용이 감소되는 경우
(1)시호계지탕 등 항전간 작용이 있는 한약과 양약의 항전간약을 병용하면 항전간약의 용량을 감소시키고, 간의 손상ㆍ졸음 유발 등의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2)육군자탕 등과 항파킨슨약물을 병용하면 위장관의 부작용을 줄이고, 항파킨슨약물의 흡수와 대사, 배설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
(3)항우울제와 백호가인삼탕, 오령산 등을 병용하면 항우울제 복용으로 인한 갈증과 졸음 등의 부작용 유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
(4)작약감초탕 등과 항진경약을 병용하면 복부창만ㆍ변비 등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효과도 상승된다.
(5)알레르기성 비염에 소청룡탕과 항히스타민제와 항알레르기제의 병용치료가 단독치료보다 효과적이다. 소청룡탕ㆍ건강탕ㆍ시박탕ㆍ시호계지탕 등과 항히스타민제를 병용하면 양약의 복용량을 줄이고, 졸음ㆍ갈증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6)목방기탕ㆍ진무탕ㆍ월비가출탕ㆍ분소탕 등과 양약의 이뇨약을 병용하면, 이뇨약으로 인한 구갈 등의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비칼륨보존성 이뇨제는 감초와 병용해서는 안 되는데, 이는 속발성 위알도스테론증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7)계지탕류ㆍ인삼ㆍ삼칠근류 등이 들어간 방제와 corticosteroid류 양약을 병용하면 스테로이드 복용량을 줄이고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Glucocorticoid 장기복용 환자에게 감초인삼탕(생감초ㆍ인삼ㆍ황기ㆍ음양곽ㆍ토사자ㆍ파극천ㆍ쇄양ㆍ부자ㆍ숙지황ㆍ산수유ㆍ산약ㆍ육계) 투여로 glucocorticoid의 불량반응이 감소하였다.
(8)당뇨병에 인슐린 등의 혈당강하제와 우차신기환 병용투여가 당뇨환자의 말초신경장애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 팔미지황환ㆍ제생신기환ㆍ인삼탕 등과 혈당강하제를 병용하면 당뇨병 환자의 성기능장애와 신기능장애를 완화시킬 수 있다.
(9)황정ㆍ골쇄보ㆍ감초 등과 strepto-mycin을 병용하면, streptomycin으로 인한 이명과 이롱 등의 청신경독성 부작용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
(10)소요산에는 간 보호 작용이 있어, 양약의 결핵약과 병용하면 결핵약의 간 손상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11)마황과 barbital류 약물을 병용하면 마황의 중추신경 흥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12)소시호탕ㆍ인삼탕 등과 mitomycinC를 병용하면 mitomycinC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항생제로 인한 백태ㆍ흉협고만ㆍ식욕부진 등의 부작용 증세에 소시호탕을 복용시켰더니 상술한 부작용 감소에 도움이 되었다. 
(13)한약과 양약의 병용은 약물의 흡수를 촉진시킬 수 있다. 목향ㆍ사인ㆍ황금 등 장 억제작용이 있는 한약들은 비타민ㆍgriseofulvinㆍ강심제 등이 소장 상부에 머무는 시간을 연장시켜 약물 흡수에 도움을 주므로, 양약의 복용량을 줄이고 부작용 감소에 도움이 된다.
(14)항암치료의 화학요법에서 황기ㆍ인삼ㆍ여정자ㆍ자오가ㆍ당귀ㆍ산수유 등을 병용하면 양약으로 인한 백혈구 감소 등의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항암제인 5-fluorouracil과 cyclophosphamide는 오심과 구토 등의 위장관 불량반응을 유발하는데, 해표초ㆍ백급ㆍ여정자ㆍ석위ㆍ산수유 등을 추가로 사용하면 화학요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백혈구 저하 등의 불량반응을 낮출 수 있다. 
또 십전대보탕ㆍ보중익기탕ㆍ소시호탕 등과 양약의 항암제를 병용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들은 NK세포를 활성화하고, 활혈작용ㆍ간 보호작용을 한다. 이처럼 십전대보탕ㆍ보중익기탕 등의 보약과 항암제의 병용이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암 환자의 자각 증상(암 자체나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을 감소시켰다고 한다.

 

 

 

한약과 양약은 상호 길항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약물흡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한약과 양약은 상호 협동과 길항작용을 통해 약물 흡수에 영향을 미친다. 이 둘의 병용으로 약효가 감소되는 경우도 있는데, 각각 나타나는 반응과 결과가 다르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이 불합리하면 화학반응으로 인하여 약물 흡수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약효를 감소시킨다.

 

1. 산ㆍ알칼리 중화반응과 약물의 가수분해 반응

(1) 오매ㆍ산사 등의 산성을 띠는 한약을 제산제인 aluminium hydroxide gel 등과 병용하면 산ㆍ알칼리 중화반응이 발생한다.

(2) 감초 및 glycyrrhizic acid를 함유한 한약제제도 quinineㆍephedrine 등의 알칼리성이 비교적 강한 알카로이드 성분과의 병용이 적당하지 않다.

(3) 인삼ㆍ삼칠근ㆍ원지ㆍ길경ㆍ양유근ㆍ사삼ㆍ속단 등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한약은 산성이 비교적 강한 약물과 병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산성 환경과 효소작용 하에서 사포닌은 매우 쉽게 가수분해 되어 효능을 잃기 때문이다.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한약은 ferrous sulfateㆍ차탄산창연 등 금속이온을 함유한 염류약물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침전물을 형성해 흡수를 어렵게 하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4) Quinone을 함유한 대황ㆍ적하수오 등은 알칼리성 약물과의 병용이 적합하지 않다.

(5) 약산성 약물ㆍaminoglycoside antibioticsㆍaspirinㆍbarbituratesㆍtetracycline 등은 붕사 및 붕사제제와의 병용이 적합하지 않다. 붕사 등의 알칼리성 약물은 파킨슨병 치료약인 levodopa를 신속히 분해시키고 불활성의 멜라닌을 생성시킨다.

(6) Sulfonamides는 인체의 알칼리 소변 중에 용해도가 높고 배설이 신속하므로 산성 소변 중에 결정이 생성되어 신장을 손상시킨다. Sulfonamides와 대량의 유기산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예 : 산사ㆍ오미자ㆍ목과ㆍ오매 및 보화환ㆍ산사환 등)의 병용은 sulfonamides는 산성조건 하에서는 아세틸화(acetylation)를 진행하지 못해 항균작용을 상실하며, sulfonamides의 부작용을 증가시켜 비뇨기의 출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이들 한약은 nitrofurantoinㆍrifampicinㆍaspirinㆍindomethacin 등과도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한약은 이들 양약의 신장흡수를 증가시켜, 양약의 신장독성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7) 와릉자ㆍ해표초ㆍ주사 등과 같이 알칼리성이 비교적 강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펩신제제ㆍaspirin 등과 같은 산성약물과 병용하면 치료효과가 감소한다.

(8) 알칼리성이 비교적 강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tetracycline류의 항생제ㆍquinine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tetracycline류 항생제와 quinine 등의 장관 흡수를 감소시켜, 혈액 내의 약물농도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9) 알칼리성 성분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비타민B1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위산을 중화하고 비타민B1의 분해를 촉진, 비타민B1의 약효를 떨어뜨린다.

(10) 대황ㆍ호장근ㆍ적하수오 등 anthraquinone류를 함유한 한약은 알칼리성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Anthraquinone류의 화학성분은 알칼리성 용액을 쉽게 산화시켜 약효를 저하시킨다.

 

2. 침전 형성

(1) 호장ㆍ편축ㆍ사계청ㆍ황약자ㆍ대금전초ㆍ마편초ㆍ오배자ㆍ지유ㆍ가자ㆍ석류피ㆍ대황ㆍ산수유ㆍ목과ㆍ금앵자ㆍ계내금 및 황련상청환(黃連上淸丸)ㆍ육미지황탕 등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펩신제제ㆍ디아스타아제ㆍmultienzyme 등의 소화효소류 약물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소화효소류 약물의 화학성분은 주로 단백질로, 펩티드결합 혹은 아민결합을 가지고 있어, 탄닌과 쉽게 결합하여 수소결합 화합물을 형성한다. 이는 위장에서의 흡수를 어렵게 하고,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2)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비타민B1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하면 체내에서 강력한 결합물을 생성시켜서 체외로 배출시켜 약효를 잃게 하기 때문이다.

(3)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양약의 진통제ㆍchlorphenamine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하면 침전물을 생성시켜 체내흡수를 어렵게 한다.

(4)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tetracycline류 항생제 및 erythromycinㆍrifampicinㆍgriseofulvinㆍnystatinㆍlincomycinㆍclindamycinㆍneomycinㆍampicillin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 후 탄닌산염 침전물을 생성시켜 흡수를 어렵게 하고, 결국 약물의 생물이용도와 치료효과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5)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ephedrineㆍberberineㆍstrychnineㆍquinineㆍreserpineㆍatropin류 약물과 함께 쓰면 안 된다. 병용 후 용해되지 않는 탄닌산염 침전물을 생성시켜 체내흡수를 어렵게 하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6)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칼슘제ㆍ철분제ㆍ염화코발트 등 금속이온을 함유한 양약과 함께 병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회맹부 결합에 침전물을 형성하여 약물의 흡수를 어렵게 하고 약효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7) 알카로이드 성분을 대량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예 : 황련ㆍ부자ㆍ마황ㆍ현호색ㆍ지백지황탕ㆍ부자이중탕 등)는 효소제제와 병용하면 침전을 일으키므로 병용이 적당하지 않다.

(8) 단삼주사액을 lomenfloxacin주사액과 혼합하면 다량의 백색 침전물을 형성하므로 혼합해서는 안 된다.

(9) Scopolamine과 atropin은 금속이온을 가진 석고 등과 병용되면 침전 혹은 변색반응을 유발하고 약효를 감소시킨다.

 

3. 착화합물(coordination compound) 형성

(1) 여러 종의 금속원소(예 : 알루미늄ㆍ 칼슘ㆍ마그네슘ㆍ철ㆍ인 등) 광물질 성분의 한약 및 한약제제(예 : 석고ㆍ해표초ㆍ석결명ㆍ용골ㆍ모려ㆍ와릉자ㆍ명반ㆍ자연동ㆍ자석ㆍ대자석ㆍ적석지ㆍ종유석ㆍ시호가용골모려탕 등)는 tetracycline류ㆍmacrolides antibioticsㆍisoniazidㆍrifampicin 등과 병용되면 금속이온들이 tetracycline류 등 약물의 분자내의 amide와 R-OH 결합을 하여 착화합물을 형성한다.

(2) Quercetin 성분을 가진 약물(예 : 시호ㆍ선복화ㆍ상엽ㆍ괴화ㆍ괴각ㆍ산사ㆍ측백엽)은 calcium sulfateㆍmagnesium sulfateㆍferrous sulfateㆍaluminium hydrateㆍbismuth carbonate과 병용되면 착화합물을 형성하므로 병용해선 안 된다.

(3) 단삼 및 단삼제제와 strychnineㆍephedrineㆍlobelineㆍ비타민Blㆍ비타민B2는 cytochrome c oxidase와 착화합물을 형성, 침전을 일으키므로, 이들 약물과는 병용해서는 안 된다. 또, 단삼 및 단삼제제는 제산제(gastric antacids) 중의 금속이온과도 착화합물을 형성하므로 제산제와 병용을 피해야 한다.

(4) 결핵약인 Isoniazid는 철ㆍ마그네슘ㆍ알루미늄ㆍ칼슘 등의 금속이온과 만나면 금속 환원반응을 유발하므로 석고 등 금속이온을 함유한 한약과 병용하면 안 된다.

(5) 칼슘ㆍ마그네슘ㆍ철 등 금속이온을 포함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levodopa와 병용할 수 없다. Levodopa에는 유리페놀수산기가 있어서, 위 한약들의 금속이온과 만나 침전반응을 일으킨다. 이 침전물은 약물의 흡수에 영향을 주고, levodopa의 효과를 줄일 수 있다.

 

4. 체내 효소대사에 미치는 영향

(1) 대황과 대황성분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pancreatinㆍpepsin 등의 효소제제와의 병용은 좋지 않다. 대황이 효소류의 소화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2) 금은화ㆍ연교ㆍ황금ㆍ황련ㆍ어성초 등 한약은 유산균류 제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비교적 강한 항균작용이 있어, 유산균류 제제의 활성을 억제 혹은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3) 신곡ㆍ맥아ㆍ담두시 등의 소화효소와 효모균이 주성분인 한약은 항생제와 동시에 복용하면 효소작용을 파괴하고 치료효과를 저하시킨다.

(4) 혈여탄ㆍ애엽탄ㆍ모려탄 등의 탄류 한약은 multienzymeㆍ펩신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탄류 한약은 효소류 제제를 흡착시켜 치료효과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5. 기타

(1) 봉밀ㆍ이당 등 당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그 제제는 인슐린ㆍglibenclamide 등 당뇨병 치료 양약과 병용은 주의해야 한다.

(2) 반하사심탕 등 위배출 촉진작용을 하는 한약의 복용 중이나 지사약 복용 중에 위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하는 항콜린제의 병용은 좋지 않다.

(3) 당귀(Angelica sinensis)는 nifedipine(혈압강하제)의 약효를 증가시키므로, 이들의 병용시에는 수시로 혈압을 체크해야한다.

(4) 대황ㆍ다엽 등의 oxalic acid를 함유한 한약과 탄산칼슘 및 칼슘보충제와의 병용은 불용성화합물을 형성하여 칼슘의 체내흡수를 어렵게 한다.

 

 
 
 
 
 

어떤 경우에는 한약과 양약의 병용으로 독성과 부작용이 증가하고, 새로운 유독성 화합물이 생성되기도 하여 인체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아래 글에서 주사나 웅황 등 중금속성분이 함유된 한약의 병용 불량반응 사례가 다수 언급된다. 우리나라는 이런 약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는 있겠다. 

(1) 웅황의 가용성수은염과 비소염의 함량은 소량이나, 유기산 약물과 알칼리성 약물, 금속이온 광물류 약물(A1ㆍFeㆍCa 등)을 전탕한 것과 웅황을 병용하면 발생치환반응으로 유독한 성질의 가용성수은염과 비소염이 증가한다. 따라서 웅황 및 웅황을 함유한 제제는 초산염과 황산염과의 병용을 금한다. 위액내 소량의 초산과 황산은 웅황의 AsS를 독성이 강한 As2O3로 바꾸어 비소중독을 유발시킨다.

(2) 진주ㆍ용골ㆍ석고ㆍ와릉자ㆍ모려ㆍ석결명ㆍ해표초 등은 대량의 칼슘을 함유하므로 강심제와의 병용을 금한다. 칼슘이온은 자극성 이온으로, 심근 수축력을 증강시키고 Na+- K+ ATP효소 활성을 억제하고(강심제와 시너지작용을 가짐), 결국 강심제류 약물의 작용 및 독성을 증강시켜 부정맥이 생기기 쉽다.

(3) Ephedrine이 든 한약 및 한약제제와 강심제 약물은 병용을 금한다. 병용하면 양지황,digoxin 등 강심제의 독성이 증가한다. Ephedrine은 심근의 베타수용체를 흥분시켜, 심근수축력을 증가시키므로 강심제의 작용을 증강시켜 부정맥 및 심장마비 등의 심장독성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4) Ephedrine은 알파수용체를 흥분시키고 주위혈관을 수축시키므로 혈압강하약의 작용을 감소시키고, 치료효과를 저하시킨다. 심하면 혈압이 제어되지 않아 고혈압 환자의 병증을 악화시키므로 고혈압환자의 마황 및 마황제제의 복용은 조심해야 한다.

(5) Ephedrine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와 기관지천식에 사용하는 aminophylline을 병용하면 독성이 1∼3배 증가한다. 이때 오심ㆍ구토ㆍ두통ㆍ현훈ㆍ부정맥 등의 불량반응이 생기기도 한다.

(6) Ephedrine은 carboxypolymethyleneㆍglibenclamide 등의 MAO억제제(항우울제의 하나)와 같이 투여할 경우, 이를 제거하는 모노아민 산화효소의 억제가 되지 않아 혈압상승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MAO억제제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ephedrine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를 신중히 사용하여야 한다. 
또, 고혈압환자가 pargyline 복용기간에 ephedrine 성분의 주사액 투여로 고혈압이 악화된 임상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7) Ephedrine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와의 병용은 위장장애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8) Scopolamine alkaloid를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예:만다라ㆍ천선자ㆍ양금화ㆍ화산삼 등)는 강심제와의 병용을 금한다. Scopolamine alkaloid가 평활근을 이완시키고,위장의 연동운동을 완만하게 하고, 강심제의 흡수와 축적을 증가시켜 중독반응을 쉽게 유발한다.

(9) 감초 및 감초제제를 강심제와 병용하면 심장이 강심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10) 청산배당체를 함유한 행인ㆍ도인ㆍ비파엽 등은 위산 작용하에서 효소가수분해되어 진해작용을 가지는 청산이 만들어진다. 청산은 호흡중추를 억제하므로 pentoxyverine(carbetapentane)같은 중추성 진해약과는 장기간 병용하면 안 된다.

(11) 여로는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혈압강하제와의 병용을 금한다.

(12) 탄닌이 있어 간독성을 가지는 가자ㆍ오배자ㆍ지유 등과 이들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tetracyclineㆍrifampicinㆍchlorpromazineㆍisoniazidㆍerythromycin estolate 등 간독성을 가지는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간장에 대한 독성을 가중시켜 약인성 간병의 발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13) 호장근ㆍ대황ㆍ가자ㆍ오배자 등과 같이 탄닌을 함유하는 한약은 sulphanila-mide류의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탄닌은 sulphanilamide류의 약물과 결합하여 sulphanilamide의 배설에 영향을 주어, 혈액 및 간 내의 sulphanilamide 농도를 증가시켜, 심한 경우 중독성 간염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14) 알칼리성 성분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aminoglycoside류의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인체의 aminoglycoside에 대한 항생제 흡수를 증가시키고 배설을 감소시킨다. 이는 항생제의 항균작용은 제고시키지만, 뇌조직의 약물농도를 증가시켜 독성작용을 증강시키고, 결국 전정기능에 영향을 미쳐 일시적 혹은 영구적 이롱 및 보행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15) 알칼리성 성분을 함유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quinidine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소변을 알칼리화시키고, 세뇨관의 quinidine흡수를 증가시켜 배설감소를 일으키고, 혈중 약물농도를 증가시켜 quinidine중독을 일으킨다.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와 양약의 병용으로 부작용이 증가하는 경우 

(1)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phenobarbitalㆍphenytoinㆍanalgene 등 진정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독성을 가지는 클로랄을 생성시키고, 또한 중추신경계통을 억제시켜, 호흡곤란ㆍ심계ㆍ불안ㆍ안면홍조 등의 불량반응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2)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aspirinㆍ살리실산나트륨(sodium salicylate)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에탄올과 살리실산 등은 모두 소화관에 대해 자극작용을 가지고 있어, 병용하면 소화관에 대한 자극성을 증가시키고, 심한 경우에는 위장 출혈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3)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imipramineㆍamitriptylineㆍclomipramineㆍdoxepin 등의 항우울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위 한약제제는 양약들의 대사를 가속시켜, 항우울제의 독성을 증강시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4)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에탄올대사를 억제하는 chlorpromazineㆍperphenazineㆍfluphenazineㆍtrifluoperazine 등 pheno-thiazine류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위 양약들은 한약제제를 천천히 분해시키고, 오심ㆍ구토ㆍ두통ㆍ안면홍조 등 중독증상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5)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guanethidineㆍreserpineㆍhydralazineㆍmethyldopaㆍpriscol 등의 혈압강하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을 병용하면 상승효과가 발생하여 기립성저혈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6)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paracetamol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둘의 대사산물의 간장에 대한 손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환자는 이 약물에 대해 매우 민감해져, 결국 간괴사 및 급성신부전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7)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chlorpheniramine과 같은 항히스타민류 약과 병용할 수 없다. 병용하면 중추신경계통에 대한 억제가 증가되어 수면장애ㆍ피로 등의 불량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8)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인슐린 및 sulfonylurea류의 혈당강하약과 병용하면 안 된다. 병용하면 심한 저혈당을 유발하거나, 두훈ㆍ구토ㆍ심한 경우 혼수나 비가역성 신경계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9)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sulphanilamideㆍfuran류의 항생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위 두 가지 양약은 모두 에탄올의 체내 대사를 억제하여 에탄올의 독성작용을 증가시켜서, 심한 경우 혼수상태가 나타날 수 있고, 에탄올을 함유한 한약제제 또한 위 양약들의 중추신경에 대한 독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

(10)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질산글리세린 등 혈관확장제류의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에탄올을 함유한 한약제제의 교감신경 및 혈관운동 중추에 대한 억제작용이 심근수축력 감소와 혈관확장을 일으키고, 결국 질산글리세린의 혈관확장작용과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혈압의 현저한 감소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11) 해조ㆍ곤포 등 요오드를 함유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약과 병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에 함유된 요오드는 티로신의 요오드화를 촉진시키고, 체내의 티록신 합성을 증가시켜 치료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래에 서술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은 약물과민반응, 약인성질병 및 기타 병발 증상을 가중시키거나 유발하기도 한다. 병용요법에서 있어서 이런 점들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1) 판람근ㆍ당귀ㆍ천심련과 페니실린G의 병용은 페니실린 쇼크의 위험도를 높이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2) 부자ㆍ초오ㆍ천오·백부자 및 aconitine을 함유한 한약제제와 aminoglycosides 항생제와의 병용은 이명 ·이롱 등의 청신경독성을 가중시키므로 병용을 금한다. 
(3) 부자ㆍ초오ㆍ천오ㆍ황약자 등 간독성을 가진 한약은 rifampinㆍtetracyclineㆍerythromycinㆍchlorpromazine 등의 명백한 간독성을 가지는 양약들과 병용하면 간독성의 발생이 더욱 용이해 진다. 위의 두 가지 약물을 병용하면 안 된다. 
(4) 해열진통약과 주사ㆍ파두 등의 강력한 약효를 가진 한약과의 병용은 소화기의 출혈 및 천공을 유발할 수 있다. 
(5) 항간질약과 창이자ㆍ뇌공등·부자 등과의 병용은 간손상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6) 은행잎제제와 aspirin의 동시 복용은 뇌출혈의 위험도을 높인다. 은행잎제제와 acetaminophenㆍergotamineㆍcaffeine 등 성분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면 경막하혈종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7) 수은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를 potassium bromideㆍsodium bromideㆍpotassium Iodide 등을 병용하면 약인성장염(藥因性腸炎)이 발생한다. 주사의 황화수은이 장관내에서 브롬 혹은 요오드와 결합해 자극성을 띄는 mercuric bromide 및 mercuric iodide을 생성하여 결국 약인성장염 또는 이질을 유발한다. 
(8) 수은을 함유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안식향산나트륨이 함유된 제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을 병용하면 가용성 벤젠수은염을 생성하여 약인성 수은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9) 수은을 함유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ferrous sulfateㆍ아질산아밀과 같은 환원성을 가지는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이들을 병용하면 Hg++-환원성Hg+의 독성을 증강시킨다. 
(10) 녹용과 감초는 glucocorticoid양 성분이 있어, 위점막을 자극하는 aspirin 등의 해열진통제와 다량의 녹용과 감초를 병용하면 소화기의 궤양이 유발될 수도 있다.

(11) 다량의 도인ㆍ백과ㆍ행인 등과 methaqualoneㆍceozapineㆍdiazepam을 병용하면 호흡중추가 억제될 수 있고, 간기능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12) 육신환ㆍ사향보심환(麝香保心丸 ; 인공사향ㆍ인삼ㆍ인공우황ㆍ육계ㆍ소합향ㆍ섬수ㆍ용뇌), 익심단(益心丹 ; 인삼ㆍ당귀ㆍ맥문동ㆍ산조인ㆍ천화분ㆍ오미자ㆍ원지ㆍ신곡ㆍ주사ㆍ석창포ㆍ토사자) 등과 propafenoneㆍquinidine을 병용하면 급성심정지(cardiac arrest)가 나타날 수가 있다. 
(13) 칼륨이 풍부한 하고초ㆍ택사ㆍ백모근ㆍ편축ㆍ금전초ㆍ우슬ㆍ사과락ㆍ곤포ㆍ한련초ㆍ청호ㆍ오미자ㆍ익모초ㆍ인진 등을 칼륨보전이뇨제와 병용하면 고칼륨혈증이 나타난다. 또, 강심제와 병용하면 고칼륨혈증이 나타나고 강심제의 효과를 저하시킨다. 
(14) 감초가 들어간 처방과 비칼륨보존성 이뇨제를 병용하면 속발성 위알도스테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작용의 상호길항이 나타나는 경우 

아래의 경우는 약물작용의 상호길항으로 약효의 감소 및 소실이 나타나기도 한다. 
(1) 인삼ㆍ영하구기자ㆍ다엽 등과 warfarin의 병용은 warfarin의 항응고효능을 감소시켜 혈전 유발 가능성을 높이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2) 당귀ㆍ황기ㆍ감초ㆍ단삼ㆍ포공영ㆍ황금ㆍ익모초ㆍ산사ㆍ백지ㆍ팔각회향ㆍ아위ㆍ정향유ㆍ생강ㆍ마늘ㆍ은행잎ㆍ울금(curcumin) 등과 heparinㆍwarfarinㆍtirofibanㆍaspirinㆍclopidogrel과의 병용은 출혈 가능성을 높인다. 
(3) Ephedrine이 든 한약 및 한약제제는 중추신경 흥분작용이 있어서, 최면진정약인 chlorpromazineㆍphenobarbital 등과의 병용은 chlorpromazineㆍphenobarbital의 약효 감소를 유발한다. 
(4) 지실의 항쇼크성분인 N-methyl-amideㆍsynephrine은 주로 α-수용체에 작용하는데, 지실과 α-수용체 차단제인 phentolamine과의 병용은 phentolamine의 약효 감소를 유발한다. 
(5) Glucocorticoid양 성분을 함유한 녹용ㆍ적하수오ㆍ감초ㆍ인삼 등은 혈당을 높이기도 하므로, 혈당강하제(tolbutamideㆍphenforminㆍinsulin 등)와 다량의 녹용ㆍ적하수오ㆍ감초ㆍ인삼 등과의 병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상기와 같이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대한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국내외의 연구들이 초보적인 단계에서 자료의 수집과 정리 및 향후의 연구방법 개발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고, 이들 나라의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 의학의 이론체계가 다르고, 안전용량 설정 및 혈중약물농도 모니터링이 어렵고, 병용요법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에서 병용요법이 널리 진행되고 있는 것은 병용요법에 의한 부작용이 드물었고, 두 약물이 상호보완작용이 있으며, 이러한 병용요법이 충분히 유의성의 있다는 것이 현재의 잠정적 결론이다.

병용요법 부작용 적고 유의성 있어

향후 이루어질 병용요법의 본격적인 연구결과가 환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도출된다면 한약의 우수성 내지는 한약 응용의 다양성을 얻게 해줌으로써 한의학이 질병치료에 있어서 좋은 의료수단임을 증명하게 해주며, 이를 통해서 보다 많은 질병과 환자를 치료하는데 기여하도록 해 줄 수 있겠다. 만약 병용요법의 결과가 불리하게 나온다면, 한약이 양약과 마찬가지로 한약의 전문가인 한의사에 의해서만 처방, 관리, 지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시켜 주는 근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한의사로 하여금 보다 정밀하게 처방하고 환자에 대한 철저한 복약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부작용도 나타내지만 많은 장점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양방의사들의 일방적이고도 무분별한 한약금지 복약지도는 과학을 공부한 의사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ㆍ일본ㆍ중국의 의사와 연구진들은 한약을 포함한 천연물요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내과학교과서에도 천연물 단일제제를 넘어 육군자탕 등의 복방 한약제제까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들의 연구 성과가 의료계의 메인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때가 되면 한약을 애써 무시하고 폄하하던 양방의사들은 과연 어떤 마인드로 한약을 대하게 될지 궁금하다.

양방의사들의 한약에 대한 열린 마음을 촉구하는 바이다.

새로운 한국적 의약체계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나서야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약물의 복용량을 줄이면서도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감소시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보건당국과 두 의학계는 지속적인 협조와 연구를 통하여 ‘한약과 양약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약과 양약의 장점과 결점을 서로 연구, 보완하여 새로운 한국적 의약체계의 수립’을 하는 길이라고 하겠다. 새로운 한국적 의약체계는 국민건강에 기여함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한국의약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수단이 될 것이다. 요즘 회자되는 ‘녹색성장’이란 바로 이런 분야에서 나와야 한다. <끝> 

 

출처 : 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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