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입니다.
오늘은 당뇨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발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합병증은 아마도 소위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질환일 것입니다. 광의의 당뇨병성 족부 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통증, 저림, 부종, 굳은살, 변형, 무좀 등 모든 병변을 일컬으나,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들이 발의 문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y), 당뇨병성 족부궤양(foot ulcer), 신경관절병증(neuroarthropathy, Charcot's joint) 및 절단 때문입니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질환이 진행되어 궤양으로 이어질 경우 하지를 절단할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당뇨발의 재발 위험도도 높아지며 환자의 생존기간도 짧아집니다.
출처 :
황지혜. 당뇨병성 족부 질환의 병태생리. 한국의지보조기학회지, 2009, 3.1: 10-13.
안규정. 당뇨병성 족부질환의 역학. Journal of Korean Diabetes, 2011, 12.2: 72-75.
당뇨발의 시작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입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에서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 그리고 자율신경 섬유 모두가 침범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 감각신경 침범으로 감각이 저하되면 파괴적인 자극이나 외상을 잘 느끼지 못해 결과적으로 궤양에 이르게 됩니다. 운동신경 침범 시 발 근육이 위축되고 쇠약해지며 발이 변형되면 보행이상이 나타납니다. 변형이 잘 나타나는 부위는 하중이 더해지기 쉬운 중족골 골두 아래 부분이나 발가락 부위입니다. 자율신경 침범으로 말초 부위의 체온 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땀이 잘 나지 않게 되면 피부가 건조해져 찢어지기 쉬워집니다. 또한 동정맥 단락(AV shunt)을 통해 흐르는 혈액이 증가하면서 발등 정맥이 확장되고 발이 붓습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족부 궤양 발생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단면 연구들에서 약 80% 이상의 족부 궤양 환자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중 가장 흔한 형태는 대칭성 만성 원위부 감각운동 다발성 신경병증과 자율신경병증입니다. 만성 원위부 감각운동 다발성 신경병증은 발가락 부위의 감각 저하로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위쪽으로 진행되는 양상을 나타내는데, 환자들은 감각 저하와 함께 화끈거리거나 저리고 쑤시는 통증 등을 호소합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병태생리를 간단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미소혈관장애, 대사장애, 신경폴리올 (polyol) 활동 증가 및 저산소증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폴리올이라는 용어는 생소할 수 있습니다. 폴리올 경로(Polyol pathway)란 포도당을 과당으로 전환시키는 2단계 과정으로 소르비톨-알도스 환원효소 경로라고도 합니다. 이 경로에서 포도당은 소르비톨로 환원된 다음 과당으로 산화됩니다. 실제 당뇨병성 신경병증에서 초기에는 폴리올 경로의 유입 증가에 의한 소르비톨(sorbitol) 축적이 나타납니다.
고혈당 상태에서는 폴리올 경로의 유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포도당은 알도스 환원효소에 의해 소르비톨로 전환되고, 소르비톨은 소르비톨 탈수소효소(sorbitol dehydrogenase)에 의해 과당 (fructose)으로 전환됩니다. 소르비톨은 유기적 오스모라이트 (organic osmolyte)로, 소르비톨의 축적은 마이오-이노시톨과 타우린 같은 다른 오스모라이트의 상보적인 결핍을 초래합니다. 타우린은 항산화제인 동시에 신경재생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한편 마이오-이노시톨의 결핍은 포스포이노시타이드(phosphoinositide) 대사과정의 변화를 초래하며, 디아실글라이세롤 (diacylglycerol)의 활성 감소와 함께, 신경 Na+-K+-ATPase 활성 감소를 초래합니다. Na+-K+-ATPase 활성 감소는 축삭내 Na+의 축적을 일으키고, 결절의 Na+ 평형 조절 기능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초기에 나타나는 가역적인 신경전도속도의 이상을 야기합니다. 또한 Na+-K+-ATPase 활성 감소로 인한 축삭내 Na+ 축적은 결절 주위 부종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폴리올 경로 외에 산화질소 합성의 감소, 가성저산소증 (pseudohypoxia), 프로스타사이클린 결핍 등에 의해서도 Na+-K+-ATPase 활성이 변화합니다. 이런 변화는 초기라면 인슐린 치료, 마이오-이노시톨 보충, ARI(aldose reductase inhibitors) 치료, 아세틸-L-카르니틴 투여, C-펩타이드 치료로 교정됩니다. 급성 당뇨병 실험모델에서 이런 관련성은 알도스 환원효소를 억제하고 마이오-이노시톨을 보충해준 결과 Na+-K+-ATPase 활성과 신경전도속도가 회복되었습니다. 참고로 카르니틴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지방산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필요한 물질로 하수오(何首烏)에 풍부한 편입니다.
폴리오 경로의 활성과 함께 신경 혈류에 이상이 생기면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생성이 증가되고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합니다. NADPH는 알도스 환원효소뿐만 아니라, 글루타티온(glutathione) 경로와 산화질소합성효소 (nitric oxide synthase, NOS)의 보조인자입니다. 고혈당에 의한 폴리올 경로의 활성은 NADPH를 감소시켜, 산화질소 합성과 산화된 글루타티온의 환원 과정에 필요한 NADPH의 양을 감소시킵니다. 좀 더 깊게 공부해보신다면 화닥거림 증상에 잘 사용되는 지모(知母)의 의의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신경전도속도의 갑작스런 지연에서 더 나아가 거시적으로 탈수초화(demyelination)나 섬유 변성(fiber degeneration) 같은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면서 신경퇴행이 더욱 더 악화되는데 不治已病 治未病의 마인드를 가진다면 당뇨 초기 가벼운 신경병증 단계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혈액순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대혈관장애에 의해 피부혈류가 감소되고, 피부의 경결 등으로 인해 피하연부조직에서의 압력이 증가하면 혈관은 더 막히기 쉬워질 것입니다. 과거에는 미세혈관장애를 당뇨발 궤양의 주요 병인으로 생각했으나 폐색성 미세혈관 장애를 궤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미세혈관장애로 인해 기저막이 비후되고 모세혈관 내피 종창이 발생한다 할지라도 혈류차단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혈류저하라는 기저 조건하에서 외상에 의한 가벼운 부종, 패혈증성 혈전이나 감염이 더해지면서 최종동맥이 완전히 폐색될 경우 발의 괴저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당뇨병 환자들은 족부를 늘 세심히 관찰하고 외상에 대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당뇨발 궤양을 예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지정 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 당뇨발병변 진료지침. 2007.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성 혈관병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언제나 미세혈관 신생은 치료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말초부 침구 자극은 L-아르기닌 유도 산화질소(NO) 합성을 통해 혈관신생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을 강력하게 고려해야 될 약재는 황기(黃芪)일 것입니다. 한 가지 더 하자면 지황(地黃)까지요. 중풍후유증 치료에 사용되는 보양환오탕(補陽還五湯)도 그렇지만 중국의 당뇨 명의 축심여 선생은 당뇨 치료에 있어 지황(地黃)과 황기(黃芪)를 매우 다량 사용하였습니다.
당뇨발, 특히 당뇨병성 족부 궤양의 예후는 몹시 나쁩니다.
이미 심해진 단계에서는 더욱 어렵고, 합병증이나 부작용 발생이 두려워 환자나 의사 모두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도 힘들죠. 이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환자에게 헛된 희망을 주어서도 안 되겠으나 너무 비관적인 이야기만을 늘어놓을 수도 안 되겠죠.
여기서 딜레마가 시작됩니다.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고 내 가족처럼 환자의 생활 작은 부분부분까지 케어해서 단 한명의 환자 상태라도 개선시킬 수 있다면 의사로서의 소명을 어느 정도는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부를 그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출처 : SBoyko EJ, Ahroni JH, Smith DG, Davignon D. Increased mortality associated with diabetic foot ulcer. Diabet Med 1996;13:967-72.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한의학 박사, 침구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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