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입니다.
오늘은 재미있게 본 책 내용을 설명드릴까 합니다.
비만을 알약 하나로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바람은 참으로 매혹적이며 인간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진화를 통해 만들어진 생물학적 시스템은 너무도 복잡하기 때문에 약물을 이용한 단순한 치료는 뜻하지 않은 여러 가지 결과를 일으키고, 대사 시스템의 이상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복잡하게 뒤엉켜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진화를 통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막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막관통 형태(transmembrane form)의 아트락틴(attractin) 가 발견되고 이것이 기초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져서 비만 치료를 위해 이용하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트락틴 유전자 부위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유년성 신경퇴화(juvenile-onset neurodegeneration)가 일어났습니다. (Duke-Coham et al., 2004)
DUKE-COHAN, Jonathan S.; KIM, Jeong H.; AZOUZ, Abdallah. Attractin: cautionary tales for therapeutic intervention in molecules with pleiotropic functionality. Journal of environmental pathology, toxicology and oncology, 2004, 23.1.
또 렙틴이 약리학적으로 비만 치료에 대단히 유용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렙틴은 다면발현성 작용(pleitropic action)을 하는 오래된 정보 분자였고, 단순히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이루어지는 많은 비만 관련 치료들은 마치 몸무게 값만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면 몸 전체가 건강해진다는 것처럼 단순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에 공복 혈당 수치를 ‘건강한’ 범위로 낮추어 줌으로써 2형 당뇨병을 치료하려는 약물 실험이 이루어졌지만, 결국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왜냐면 오히려 약을 복용함으로 인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건강 관련 문제들을 되돌리거나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몸을 하나의 유기체로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이 필요하겠습니다.
몸은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적응해 갑니다. 만약 한 가지 변수가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게 되면 다른 생리적 메커니즘과 대사가 그러한 변화에 맞추어 스스로를 조절하고 그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그 변화를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환자의 대사적, 생리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한두 변수만을 정상 범주로 되돌려 놓는 치료를 하려고 들면 사슬처럼 길게 이어진 대사 관련 변수들을 교란시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이고 통합된 접근 방법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방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방식은 과거에도 효과가 없었고, 앞으로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이 내용은 <비만의 진화>라는 책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이제는 나온 지 조금 시간이 된 책이지만 비만 진료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처 : 마이클 L 파워, 제이 슐킨 공저, 김성훈 역. 비만의 진화. 컬처룩. 2014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한의학 박사, 침구의학과 전문의)
'의학이야기 > Medic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 이진복한의원 전립선 비대 (0) | 2022.12.21 |
---|---|
전주 이진복한의원 류마티스관절염 (0) | 2022.12.19 |
전주 이진복한의원 만성비염 (0) | 2022.12.14 |
전주 이진복한의원 과민성 장증후군 (0) | 2022.12.12 |
전주 이진복한의원 성조숙증 (0) | 2022.1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