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김봉이 교수팀, 암 전이 억제 한약재 효과 발표
"암 사망 90%는 전이가 원인..한약재 치료 기초 마련"
[서울=뉴시스]왼쪽부터 경희대 김봉이 기초한의과학과 교수, 한의학과 16학번 정다희·송미령·박진경 학생.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1.06.1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한약재가 사망률이 높은 폐암·대장암·위암·간암·유방암 등 5개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은 사망 원인의 90%가 전이여서 이를 억제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경희대학교 김봉이 기초한의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5년간 총 79편의 논문에서 다뤄진 한약재의 성분과 효능을 분석한 결과 폐암·대장암·위암·간암·유방암 등 5개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항전이 효과를 확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암별로 활용할 수 있는 한약재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정리했다. 오미자·당귀·구기자 등으로 이뤄진 한약 ‘보신소간방’과 ‘소적음’ 등이 폐암의 전이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신소간방은 폐암 줄기세포(CSC)의 성질을 제어했고, 소적음은 폐암 세포 성장을 방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암의 전이를 억제한 한약으로는 ‘건비해독탕’과 옻나무 추출물을 혼합한 ‘독활지황탕’ 처방 등이 대표적이다. 건비해독탕은 대장암 세포의 세포 자멸을 유도하고, 혈관신생을 억제한 것으로 보고됐다. 독활지황탕 처방은 치료 기간에 따라 효능을 보였는데, 치료 7주 후 폐의 림프결절이 감소했고, 2년 장기복용 하면 폐암으로의 전이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 중 ‘건비보신탕’과 ‘소담화위탕’ 등은 위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 건비보신탕은 위암이 폐로 전이되는 과정을 예방하고, 소담화위탕은 세포사멸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됐다. 간암의 항전이 효과는 ‘자삼’과 ‘보양환오탕’ 등에서 나타났다. 자삼은 간암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고 암세포 주기를 정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보양환오탕은 신생혈관 생성을 방지하고 종양 미세환경을 정상화했다.
유방암의 전이를 억제한 한약은 ‘울금’과 ‘유이평’ 등으로 확인됐다. 울금과 유이평은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억제했다. 특히 유이평 처방과 관련한 연구 두 편에서는 암세포 전이를 돕는 EMT와 MMP-9 관련 인자를 조절해 종양의 증식과 전이를 억제하고, 세포주기 정지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이평에 ‘길경’을 가감한 처방은 폐 혈관 통합과 섬유화 과정을 억제해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막은 것으로 보고됐다.
김 교수는 “암 사망 원인은 전이와 큰 관련이 있다"면서 "이번 논문은 임상에서 활용되는 형태인 한약재와 처방을 연구한 논문을 계통적으로 분석해 한약의 효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1저자 송미령 학생은 “최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후 암 환자가 늘고 있다”며 “항전이 효과는 그 주제나 연구 방법이 제한적이고 산발적인 만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의학과 4학년 박진경·정다희·송미령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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