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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이진복한의원 스트레스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by 이진복한의원 2021. 9. 2.

안녕하세요.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입니다. 

오늘은 스트레스에 대해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카테콜아민의 분출은 위기 상황에서 투쟁/회피 반응을 돕지만 한계치를 넘어 분비될 때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게도 할 수 있지요.

 

카테콜아민은 골격근과 심근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 횡문근융해증

많은 양의 골격근이 분해되면 거기서 나오는 근육 단백질이 대량으로 혈류에 방출되며, 이들 단백질은 신장을 망가뜨립니다. 이 같은 근육 손상 상태를 횡문근융해증橫紋筋融解症, rhabdomyolysis이라 부르죠. 원래 횡문근융해증은 의학보다 수의학에서 먼저 발견된 질환입니다. 동물에서는 원래 포획 근병증capture myopathy라 불렀는데, 일반적으로 동물들이 육식동물이나 인간에게 잡히기 직전의 상황이 되면 스트레스로 인해 심박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고 근세포가 융해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입니다. 혈류에 분비되는 과도한 아드레날린이 근육에 독성작용을 한 것입니다.

 

2000년대 초 심장학계에는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hty이라 불리는 새로운 증후군이 보고되어 떠들썩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증후군의 증상은 협심증과 흡사하여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심지어 심전도마저 비정상적으로 변하지만, 검사 결과에서 심혈관 이상은 확인되지 않으며 혈전이나 폐색, 심근경색도 없었습니다. 대신 초음파소견상 환자의 좌측 심실 벽에서 전구처럼 이상한 부분이 보이는데, 그 모양이 일본에서 쓰는 문어잡는 항아리와 비슷해 붙어진 이름입니다. 좌심실이 수축된 결과 좌심실 위쪽이 부풀어 오른 것이죠. 이제 한국에서도 노점상들이 심심치 않게 팔아 익숙한 요리 타코야키たこ焼き는 ‘문어蛸, たこ 모양의 구이焼き’라는 뜻이죠. 타코츠보는 문어 ‘항아리つぼ’란 뜻입니다. 일본에서 처음 보고되었기에 이런 병명이 붙은 것이죠. 여성, 특히 50세 이후 폐경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 타코츠보 증후군

타코츠보 증후군의 원인과 병태생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리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카테콜아민 격동catecholamine surge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카테콜아민은 심장에 관여하는 교감신경계를 교란시키고 관상동맥의 미세혈관 연축을 일으켜 심근의 특징적인 수축 양상과 허혈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타코츠보 심근증은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이별, 불안과 같은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상심 증후군傷心症候群, broken heart syndrome이라고도 부릅니다. 다행히 타코츠보 증후군 환자의 약 95%는 4∼8주 이내에 완전히 회복한다고 합니다.

 

명백한 스트레스 사건 발생과 함께 다음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1) 첨부 병발이 동반되거나 혹은 동반되지 않은 좌심실 중간부의 일과성 운동이상,
2) 폐쇄성 관상동맥 질환 없음
3) 새롭게 나타난 심전도 이상 소견(ST-분절 상승 또는 T-파 역위) 혹은 심근효소 중 트로포닌troponin 수치 상승
4) 크롬친화세포종pheochromocytoma이나 심근염의 증거 없음

▲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 제시한 타코츠보 증후군의 진단 기준

 

글을 쓰다 보니 실수로 우리 집에 들어왔던 참새Passer montanus 한 마리를 제가 손으로 움켜잡아보았더니 즉사해버렸던 어렸을 적 기억이 떠오릅니다. 겁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새가슴이라 부르는데, 괜히 그런 말이 있는 게 아니겠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카테콜아민 격동에 의해 동물이 생명까지 잃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인간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가들 중 일부는 건강했던 영아가 갑자기 사망하는 영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에서도 극심한 스트레스가 관연한 것은 아닐까 하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카테콜아민 격동은 혈관에 쌓인 플라크 침착물을 부서뜨려 동맥이 혈전으로 막히게 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심박동을 촉발해 심실빈맥 상태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 바바라 내터슨 호러위츠, 캐스린 바워스 지음. 이순영 올김. 의사와 수의사가 만나다. 모멘토. 2017. pp 13-4, 186-90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한의학 박사, 침구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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