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입니다.
오늘은 날씨와 통증에 대한 과학적 상관 관계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무릎이 시큰거리는 걸 보니까 내일쯤 비가 오겠네요'
'날이 흐려서 그런지 삭신이 더 쑤셔요'
어르신들이 흔히들 '날궂이 한다'라고 표현을 하시는데,
사전적 의미의 날궂이는 '날씨가 궂은 때에, 쓸데없는 짓이나 괜한 일을 함'의 뜻으로 날씨가 안 좋은데 덩달아서 쓸데없이 아프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누구는 비과학적이라고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날궂이 통증'
날궂이통증
날씨 변화가 통증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제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습니다.
특히, 관절염 환자나 만성 통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날씨가 변할 때 통증의 강도에 영향을 준다는 다수의 보고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통증의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시각으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사실 날씨와 통증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그 기전을 밝히려 노력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자율신경과 통증의 관계
대표적으로 일본에서 활동하신 사토 준씨가 있는데, 그는 만성통증 환자분들이 날씨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이를 신기하게 여겨, 실제로 날씨와 통증의 연관성에 대해서 실험을 진행했고, 실제 연관성이 있다는 데이터들로 결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연구 당시 메커니즘 해명엔 실패했고 그 이후로 20여 년의 추가 연구를 통해 “통증과 자율신경”의 관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몸에는 온도와 습도, 기압 등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는데, 이 센서가 기후의 변화를 감지하면, 몸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교감신경”이 활발해집니다. 그 결과, 항진된 교감신경은 신경말단에서 혈액 내로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해 관절 주위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자율신경계의 혼란은 만성통증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대기압과 관절 내압의 관계
낮은 대기압은 관절 주변의 압력을 변화시켜, 특히 관절염이 있는 사람들에게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대기압이 감소하면, 관절 내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여 이때 관절이 부풀어 오르면서 관절강을 싸고 있는 활액막 주변의 신경이 자극됩니다.
여기에 높은 습도는 관절 주위 힘줄, 인대, 근육들을 압박해 신경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뻣뻣해집니다.
이미 염증과 부종으로 관절이 민감해져 있는 환자들인 경우에는 비 오는 날 기압 변화에 더욱 통증을 크게 느끼고 관절이 뻣뻣해지기 쉽습니다.
관절내압은 대기압에 영향을 받습니다
낮은 온도와 통증 증가의 연관성
추운 날씨는 근육, 인대, 관절의 경직을 초래하며, 이는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낮은 온도는 혈액 순환을 감소시켜,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영양분과 산소의 공급이 줄어들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특히 추운 날씨에는 만성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낮은온도는 통증을 증가시킵니다
이 밖에 수개월 이상 통증이 낫지 않고 계속되면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울은 불면과 불안과 더불어 만성 통증의 대표적인 3대 동반 증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우울감이 커지면 통증을 더 크게 느끼게 되는거죠.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상대적으로 외부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되고 운동량이 줄어들며 컨디션이 저하되면서 기분이 우울해짐에 따라 평소에 우울감이 큰 환자들이 비 오는 날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과 만성통증
정리해 보자면
날씨와 통증의 상관관계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원인은
1. 자율신경의 혼란
2. 대기압(주로 저기압)
3. 낮은 기온
4. 만성통증으로 인한 우울감
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와 관련된 통증의 공통점이 만성 통증이라는 것입니다.
-왠지 모르게 비가 내릴 것 같다고 알 수 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몸 상태가 안 좋다.
-추위에 약함. 몸이 차다.
-멀미를 쉽게 한다. 비행기, 고속 열차에 약하다. 높은 곳에 약하다.
-이명이 곧잘 들림. 기압 변화로 막힌 귀가 쉽게 뚫리지 않는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다.
위의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시고,
이중 세 개 이상 해당하는 항목이 있다면 날씨에 영향을 받는 만성통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 중에 비가 내리는 날은 기상청 통계로 대략 135일입니다.
흐린 날과, 겨울까지 포함한다면 춥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1년 중 1/3 이상이 될 겁니다.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만성통증 환자들은 삼일에 한 번꼴로 심한 통증에 시달린다는 말이 됩니다.
1년중 1/3은 비가오는 한반도
날씨와 관련된 통증은 우리가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한 삶의 질과 깊은 연관성이 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스트레칭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스트레칭은 근육과 관절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온열 치료나 찜질은 추운 날씨에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활수칙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통증은 꼭 치료가 필요합니다.
전주 이진복한의원 이진복원장(한의학 박사, 침구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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