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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agazine

“교감신경 항진된 환자에서 난청 호전 더 어렵다”

by 이진복한의원 2022. 4. 17.

자율신경계, 혈관기능에 영향 미쳐 돌발성 난청 발병 및 회복에 영향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김민희 교수팀, ‘Audiology and neurotology’에 게재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청력손실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예후는 나쁜 편에 속해 절반 이상에서는 치료 후에도 청력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난청 정도가 심한 경우 △고령 △대사질환 동반 △어지럼증 동반 △늦어진 초기치료 등과 같은 나쁜 예후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알려져 있어, 예후인자를 정확히 알고 이를 치료계획에 반영한다면 난청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사진)팀은 자율신경과 돌발성 난청의 예후의 연관성을 밝혀냈으며, 관련 연구결과를 국제이비인후과 학술지인 ‘Audiology and neurotology’에 게재했다. 

 

김민희 교수팀은 ‘돌발성 난청 환자의 자율신경과 예후·중증도와의 연관성 보고’에서 돌발성 난청 환자와 건강인의 심박 변이도를 비교하는 한편 난청의 호전 여부(예후)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환자군은 성별·나이·혈압의 변수를 맞춘 후에도 건강인에 비해 전반적인 자율신경기능이 저하돼 있어, 전반적인 자율신경기능 부전이 돌발성 난청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돌발성 난청 환자, 자율신경기능검사 시행 필요 

또한 예후에서는 △성별 △나이 △혈압 △치료 시작일 △어지럼증 유무 △초기 난청의 중증도 △고막주사 횟수 등의 교란변수를 제어한 뒤에도 비호전 그룹이 호전그룹에 비해 교감신경은 상승된 반면 부교감신경은 저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균형한 자율신경 기능(교감신경의 상대적 항진)은 돌발성 난청의 호전, 즉 달팽이관의 기능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돌발성 난청의 발병과 혈관계의 연관성은 그동안 많이 보고돼 왔으며 고혈압, 당뇨,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질환이 위험요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돌발성 난청이 혈관의 경미한 경색으로 발병된다고 관점도 있었다. 

 

김민희 교수는 “자율신경계가 혈관 내피기능, 혈류, 말초혈관 기능 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번 연구와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고찰했다”며 “이에 따라 돌발성 난청 환자는 발병 초기에 자율신경기능검사를 함께 시행해 교감신경의 항진이나 부교감신경의 저하가 나타나면 이에 대한 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난청의 회복에 도움울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침·뜸·한약 치료 등 자율신경계 부조화 조절 가능

한의학에서는 침 치료가 자율신경계의 부조화를 조절해준다는 연구가 그동안 많이 보고된 바 있다. 실제 한의학 임상에서도 자율신경계와 연관된 질환들을 침 치료로 많이 치료하고 있다. 또한 침 치료뿐 아니라 뜸, 한약 등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뤄져 초기 스테로이드 치료 실패 후 침·뜸·한약 등과 같은 한의치료를 했을 때 청력 및 어음명료도가 좋아지고, 이명과 어지럼 증상도 좋아졌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밖에 초기부터 스테로이드만 사용했을 때보다 스테로이드와 침 치료 등 한의치료를 병행했을 때 그 치료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돌발성 난청 치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은 신속한 진단과 치료다. 청력이 회복 가능한 기간은 발병 후 3개월까지이지만, 첫 2주부터 호전 가능성이 급격히 감소하는 만큼 가능한 모든 치료를 되도록 초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는 초기 집중치료가 가능한 체계적인 입원프로그램을 마련,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보통 1∼2주 동안 집중적인 한의학 치료 및 적합한 식이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김민희 교수는 “검사에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보이거나 초기부터 나쁜 예후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의 경우 한의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연구에 따르면 한의치료는 난청의 호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스테로이드에서 효과가 전혀 없었거나 난청이 심한 환자 등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자에서도 비교적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고 발표된 바 있다”고 밝혔다.

강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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