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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agazine

혈압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혈압을 탈출하는 전략은?

by 이진복한의원 2021. 8. 6.

고혈압, 이제는 너무 흔해진 병이 되었죠? “나이가 들면서 당연히 생기는 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거로 압니다. 예전에는 40~50대가 되어야 생기는 질환이었다면 이제는 30대 고혈압, 심지어는 20대 고혈압도 너무 흔해진 시대가 되었는데요. 일각에서는 혈압약 팔아먹으려고 혈압 기준을 너무 낮춰서 그런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을 제기하시는 분도 있을 정도입니다. 임상에서 환자를 보는 의사들은 높은 혈압의 위험과 그 사례를 자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혈압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고혈압이 뭘까요?

 

“140 90 넘으면 고혈압 아니야?” 이렇게 간단하게만 알고 계신 분도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고혈압의 기준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140/90mmHg보다 낮게 나왔다고 안심하긴 이릅니다. 고혈압의 전 단계가 있는데요. 130~139/80~89mmHg를 고혈압 전 단계, 120-129/80mmHg 이하를 주의혈압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120/80mmHg 미만이어야 비로소 정상 혈압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대한고혈압학회,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
 
더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2017년 새 지침에서 고혈압의 정의를 130/80mmHg 이상으로 수정했습니다. 그만큼 엄격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혈압이 올라가면 혈관내피에 지속적인 손상이 오면서 특히 심혈관, 뇌혈관에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대로 치료하지 않고 두면 종국엔 뇌경색, 뇌출혈 등의 뇌졸중과 협심증,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이죠. 그 외의 장기와 혈관에도 손상을 일으켜 콩팥과 망막 등도 망가뜨려 시간이 갈수록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입니다.

 
우리 국민의 혈압 관리 상태는 어떨까요?

대한고혈압학회가 펴낸 ‘2018년 고혈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9%이며, 남성의 경우 35%, 여성의 경우 22.9%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고 있고, 고혈압을 알고 있는 환자의 40%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 중 치료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가 절반이나 됩니다. 의사들이 왜 고혈압, 고혈압 하며 강조하는지 이제 좀 이해가 되시나요?
 
응급실에 오신 환자 중 높은 혈압을 보이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고혈압 인줄은 알았으나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다는 대답도 자주 듣는데요. 그 이유를 물으면 제일 먼저 나오는 답이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면서요?”입니다. 실제로도 혈압약을 시작하고 나서 끊는 경우를 보기가 쉽지 않죠. 생활습관이 혈압 조절의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고혈압약은 임시로 생활습관이 바뀔 때까지 위험을 낮춰주는 보조적인 수단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은 왜 생길까요?

혈압이 올라가는 이유는 말초로 혈류가 충분히 가지 못하는 여러 이유가 생겨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야 할 혈류가 좁아진 말초혈관에 막혀 조직까지 충분히 들어갈 수가 없거나 비만 등으로 통과해야 할 말초혈관이 늘어나면, 우리 몸은 보상적으로 심장을 강하게 짜서 혈류가 좀 더 세게 통과할 수 있게 밀어주는 거죠. 그러다 보니 큰 혈관의 하나인 대동맥, 소동맥에 강한 압력이 걸리는 거고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재는 위팔 혈압이 높게 나오는 구조입니다.
 
이유를 알았으니 해결책도 알 수 있겠죠? 혈관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식생활과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고 체중을 적절히 조절해 비만을 피해야 합니다. 짜게 먹는 습관은 혈장량을 늘려서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염분을 줄여야 하고, 술과 담배도 혈압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므로 피해야 할 물질 1순위로 꼽힙니다. 식생활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하자면 과일과 채소, 섬유소 섭취를 늘리고 포화지방산과 지방,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운동은 1주일에 5일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 예를 들면 빨리 걷기,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을 하루 30분 이상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술은 종류 불문 하루 2잔 이하로 유지하고 금연은 필수! 체중은 적정 체중인 BMI 22 전후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고혈압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식습관 개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 바로 염분인데요. 짜게 먹는 습관이 혈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제안하는 하루 염분섭취 권장량은 소금 기준 5g, 나트륨 기준 2g이지만 우리 국민은 이 기준의 약 2배가 넘는 소금 12g을 하루에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염분을 줄인 식탁이 건강에 특히 더 중요할 수밖에 없죠. 짜디짠 찌개와 김치, 염분이 가득한 국물이 있는 음식들이 그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음식 문화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건강에 위해를 준다면 최대한 바꾸는 것이 좋겠죠.

염분을 줄여 고혈압 탈출을 위한 식탁에서의 전략!

찌개를 가능한 피하고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더라도 건더기만 먹습니다.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는 칼륨이 많이 든 신선한 채소를 항상 함께 먹습니다. 김치와 젓갈류도 가능하면 소량만 먹습니다. 이렇게 연습하면서 한 달 정도 지나면 오랜만에 외식할 때 그 맛이 얼마나 짠지 느껴질 겁니다. 밖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파는 음식은 대중에게 맛있게 느껴지게 하려고 간이 아무래도 좀 더 셀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염식에 성공하실 준비가 되셨나요? 내가 저염식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단계로 순댓국 국물이 새우젓 없이 먹을 만하다면 성공, 2단계로 설렁탕을 먹는데 소금을 안 쳐도 그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하면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순댓국과 설렁탕을 많이 드시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 정도 염도에 적응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가져온 음식일 뿐입니다. 2단계까지 성공한다면 당신도 고혈압에서 탈출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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