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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edical

이진복한의원 폐경 2(에스트로겐)

by 이진복한의원 2021. 1. 15.

1970년대 초반에 에스트로겐의 효과는 생식조직에 국한되어 있었고, 단 하나의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관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그 효과가 타 조직에도 미쳐, 골격, 심혈관, 인식력, 결장암, 치아손실, 반점퇴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에스트로겐이 여러 체내 기관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추가 수용체가 확인되고 호르몬이 선택적으로 관여한다는 설이 확인된 이후에야 설명 가능해졌습니다.

 

에스트로겐은 aromatization이라는 enzymatic process를 통해 남성호르몬 전구체로부터 생성됩니다.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게 가장 많으면서 강력한 에스트로겐인 17beta-estradiol (E2)는 난포를 만들어내면서 합성됩니다. E2는 혈액으로 분비되어 부분적으로 sex hormone binding globulin과 결합하여 몸 전체의 세포로 흐르게 됩니다. E2 대사의 주요경로는 약한 에스트로겐인 Estrone(E1)으로 가역적으로 산화된 후 Estriol(E3)로 변하는 것입니다. E1은 또한, 난소와 부신에서 생성되는 안드로젠 전구체(androstenedione)aromatization을 통해 말초조직에서 생성됩니다. 이 모든 화합물들은 sulfateglucuronide 형태로 대사된 후 배설됩니다.

 

폐경은 노화에 따라 난소가 퇴화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부족해지는 데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폐경 전에는 이 에스트로겐의 대표적 10가지 종류 중 가장 중요한 에스트라디올(Estradiol)과 에스트론(Estron)의 배란기 피크 농도가 각각 200~400 pg/, 170~200 pg/에서, 월경초기의 최저 농도 에스트라디올 40~60 pg/, 에스트론 40~60 pg/로 떨어지는데, 폐경 전 에스트라디올/에스트론의 비율이 일반적으로 1보다 큽니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부신 안드로스테네디온 전환으로부터 생기는 에스트론이 가장 많은 에스트로겐이 되면서, 에스트라디올과 에스트론의 평균 농도는 각각 5~20pg/, 30~70pg/이며, 에스트라디올/에스트론의 비율은 1보다 적어집니다. 한편, 스트라디올의 생리학적 효력은 에스트론의 12에 달하므로, 폐경기에는 전체적인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부족하고, 특히 강력한 에스트로겐인 에스트라디올이 더 적게 분비됨에 따라, 폐경을 맞이하게 됩니다. (US Pharmacist, 2001)

 

폐경 전후에는 운동혈관계에 이상이 발생하여, , 안면홍조 등의 증상과 함께, 밤에 땀이 나게 되며, 장기적으로 비뇨생식기의 퇴화, 골다공증, 치아손상, 동맥경화증, 관상 심장질환 등이 일어나고, 치매의 위험이 있게 되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는 등, 인생의 1/3이나 되는 폐경 전후의 삶을 고통스럽게 지내야만 합니다.

 

폐경기 증상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골다공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의 주요 생리효과 중 하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골아세포(Osteoblast)가 중재하여 뼈의 신진대사 활성화를 막는 것입니다. 에스트로겐은 골아세포의 인터루킨 합성을 억제하고, IL-6의 활동을 막아주는데, 폐경기의 에스트로겐 부족은 뼈 신진대사의 활성화 빈도를 증가시켜 골질의 이탈을 촉진시킵니다. 일반적으로, 폐경기 시점 이전에 에스트로겐 요법을 시작하면 골밀도를 안정상태로 유지할 수 있으나, 폐경기 이후 골밀도가 상당히 낮아진 이후에 에스트로겐 요법을 쓰면 골밀도의 정상화가 매우 어렵습니다.

 

 

# 1. 서양의학에서 조기 난소부전에 처방하는 약들

 

대부분의 양방 치료로는 조기폐경 치료가 안 되죠. 할 수 있는 게 없죠. 이미 폐경이 됐는데 무슨 치료를 하겠습니까? 그래서 치료라기보다는 폐경으로 인한 증상을 어떻게 조절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조기폐경으로 나타난 증상들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양방에서는 결국 사라진 호르몬들을 다시 투입해주는 방법을 씁니다. 그 방법 밖에는 없으니까요. HRT라고 하는 것이 그런 의미의 치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논리는 이런 것입니다.

조기 난소부전 여성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다공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고 폐경 증상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호르몬 치료는 반드시 받아야 한다.”

치료약은 에스트로겐입니다. 자궁이 있는 여성이 에스트로겐만 사용하면 자궁내막암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을 함께 복용하는 호르몬치료를 받게 됩니다.

폐경 여성에게 사용하는 호르몬 치료와의 차이점은 거의 없지만 조기난소부전 여성은 비교적 많은 양의 호르몬을 사용합니다. 그 나이에 속한 정상 여성 수준의 여성호르몬 농도를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고, 폐경 증상의 치료를 위해 실제로 많은 양의 호르몬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호르몬 치료를 통해 단·장기적인 부작용이 호전되고 월경이 재개되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 배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 2. 호르몬 대체요법의 부작용

 

호르몬제는 당연히 부작용이 있을 수밖엔 없죠. 과거에는 아무 의심 없이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면 최근에는 HRT의 부작용이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지면서 호르몬 치료를 꺼리는 경우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2002WHI라고 알려진 임상실험에서는 제약업체와 의사들이 믿은 것처럼 HRT가 심장질환을 막을 수 있는가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복합 요법이 심장마비와 뇌졸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사실도 발견하였습니다. 2007<Lancet>에 실린 연구에서는 1991년에서 2005년 사이에 HRT요법은 난소암을 일으켜 1,000명의 여성들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죠.

물론 그 부작용을 알고 있다 해도 증상이 워낙 심한 경우에는 불편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르몬제를 처방 받는 경우들이 많은데, 한의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으니까 한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한의학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약이 우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직 많은 분들이 잘 인식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3. 조기폐경의 치료 및 고려사항

그럼 조기폐경의 치료는 어떤 것이냐? 일단 기본적으로는 증상적인 부분을 개선시키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겠죠. 거기에서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생리를 재개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욕심을 내자면 생리 주기까지 회복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죠.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는 생식기능의 변화를 통해서 임신까지 이끌어내는 게 궁극적인 치료가 될 수 있겠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서 조기폐경 치료에 임해야겠습니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실제 조기폐경 수준인 경우에는 온전한 치료를 하기가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생리를 재개시키는 것조차도 일단 쉽지 않아요. 자연임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안 되면 보조생식술에 반응할 수 있는 상태까지라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지 임신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그 정도 상태까지만 만들어줘도 환자분들은 충분히 고마워합니다. 그조차도 안 되면 난자를 공여 받는 상황까지 가야 되는데 그런 과정들은 누구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들이죠. 어쨌든 현실적인 치료목표를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폐경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단일 질환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복잡한 인자들과 상황을 잘 따져보아야 하죠. 필요한 경우에는 유전자적인 문제까지 살펴야 하고요. 계속해서 언급한 부분이지만 FSHAMH와 같은 몇 가지 이런 단순한 지표만 가지고 조기폐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FSH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도 개선되는 경우도 있고, 뒤에 케이스를 다룰 때 언급하겠지만 AMH 수치가 역시 0.01까지 떨어졌는데도 임신되는 경우도 있어요. 또 한 가지 기억해야 될 점은 생물학적 나이로 예후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난소 나이겠죠. 20대여서 치료가 잘 될 것이고, 30대 후반이라 치료가 힘들 것이라고 단순히 말하기는 힘드니까 소인(素因)이나 기저 질환 등을 잘 살펴야하겠습니다. 의인성 원인처럼 명확한 인자가 있는 경우에 오히려 치료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 4. 조기폐경과 관련하여 자주 묻는 질문

 

끝으로 조기폐경과 관련하여 자주 묻는 질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1번 질문. 보편적으로는 폐경이행기로 갈수록 생리주기가 짧아지고, 생리양도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폐경이 아니더라도 내분비 체계가 불완전해지면서 생리 불순 양상이 생길 수 있어요. 갑자기 뜬금없이 생리가 한참 늦어졌다가 빨라지기도 하고요. 그런 것들은 폐경과 무관한 변화인데 그것만 가지고 조기폐경을 판단하기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죠. 그래서 여러 가지 검사결과들도 참고해야 되고, 난소의 위축 상태도 관찰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정확하게 조기폐경을 진단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2번 질문. 제일 예후가 안 좋은 것은 수술 등으로 인해 난소에 손상이 생긴 경우입니다. 유전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야 어쩔 수 없으니 아예 포기하는 것이고 치료 받으러 오지도 않습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로 인해 난소 안의 조직들이 손상을 받은 경우 역시 난소 기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3번 질문. 호르몬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호르몬제는 당연히 부작용이 있을 수밖엔 없죠. 한의학적으로 대처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까 자신감을 갖고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시면 됩니다.

4FSH, AMH의 의미는 여기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5번 임신과 관련해서는 5~10% 정도는 임신에 성공한다고 합니다. 다만 진단이 정확했느냐를 따져보았을 때 그것이 과연 실제 조기폐경이었는지는 고민해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6. 한약을 쓰실 때에는 치료 목표를 어디에 두고 접근하느냐 하는 것이 일차적인 관건일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난소기능을 끌어올려 자연적으로 생리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겠죠. 생식축을 건드려준다는 관점에서 보신(補腎)을 기본으로 처방이 구성되고, 스트레스, 즉 간울(肝鬱)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추어서 처방을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이 된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환자를 이끌어 가시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될 때도 생깁니다.

7. 조기폐경 치료에 있어서는 아까 언급했듯이 서양의학적으로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양약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의학적으로도 치료 역시 치료가 된다는 보장이 없기는 합니다. 그래도 서양의학에 비해서는 훨씬 더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까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환자의 희망을 빼앗지 마시길 바랍니다.

 

# 5. 조기 난소부전 치료에 있어서는 한의학이 우수하다.

 

2014년 중국 절강대 의과대학 부인병원의 생식내분비내과에서 발표한 연구입니다. 88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체계적 고찰 및 메타 분석 논문이죠. 이 논문에서는 조기난소부전에 대해 한약치료의 효과와 HRT의 효과를 비교하였는데, 한약치료를 받은 여성들이 HRT를 받은 여성들보다 상열감/안면홍조, 질건조감, 성교통, 불면, 정서변화 등의 조기난소부전 증상이 더 뚜렷하게 호전된다는 결과와 FSH 수치가 더 많이 감소한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기난소부전의 증상이 있는 여성들이나 조기난소부전으로 인한 난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여성분들에게는 반드시 한약치료에 대해서도 고려해보실 것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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