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학이야기/Magazine

한‧양약 병용투여 시 주의할 점은?

by 이진복한의원 2020. 2. 12.

병용투여, 약물 양 줄여 부작용·내성 가능성 낮추지만 예상 못한 부작용 우려도
병용투여 시 특정 성분 과량함유 한약재 성분 반감기 등 별도 체크 필요
'한약‧양약 병용투여 관련 연구결과와 바람직한 한의임상적용' 학술세미나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한‧양약 병용투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일 공간모아에서 ‘한약‧양약 병용투여 관련 연구결과와 바람직한 한의임상적용’을 주제로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약물의 작용과 병용투여 시 고려사항(동아대학교 의약생명공학과 김동현 교수) △약물대사 중심의 한약·양약 약물상호작용(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연구부 하혜경 책임연구원)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 이번 세미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자리가 부족할 만큼 많은 한의사들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동현 교수에 따르면 약물 병용의 장점은 기전이 비슷한 두 약물을 섞어 사용함으로서 각 약물의 양을 줄여 부작용과 내성 발생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데 있다.

반면 단점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

따라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처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

 

약물-약물 상호작용 유형에는 효능의 중복, 기전의 대립(길항작용), 흡수·대사 및 배설 간섭에 따른 약효의 변경(약동학적 관점에서의 다양한 변형)이 있다.

먼저 효능의 중복은 다른 의사의 처방 내용을 알 수 없는 의사가 의도치 않게 유사한 약물을 처방함으로서 나타나는데 한약을 처방할 때 주의할 부분은 △생강함유 처방+항응고제(혈액응고 지연), 혈당강하제(저혈당 초래), 고혈압약(저혈압 초래) △인삼 함유 처방+카페인(과동한 초조함, 고혈압 위험) △당귀‧황기‧감초‧단삼‧포공영‧황금‧익모초‧산사‧백지‧팔각회향‧아위‧정향유‧생강‧마늘‧은행잎‧curcumin 등+heparin‧warfarin‧tirofiban‧aspirin‧clopidogrel(출혈 가능성 높임) △에페드린이 든 한약 및 한약제제+강심제 약물(양지황, digoxin 등 강심제 독성 증가) △에페드린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기관지천식에 사용하는 aminophylline(독성 1~3배 증가) △에페드린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carboxypolymethylene‧glibenclamide 등 항우울제 하나인 MAO억제제(독성 유발 가능) △탄닌 성분이 있는 가자‧오배자‧지유 등과 이들을 함유하는 한약제제+tetracycline‧rifampicin‧chlorpromazine‧isoniazid‧erythromycin estolate 등 간독성 가지는 양약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chlorpheniramine과 같은 항히스타민류 약(중추신경계통에 대한 억제 증가돼 수면장애‧피로 등 유발) 등이 있다.

 

작용이 대립하는 두 약물이 상호작용을 통해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기전 대립’을 주의할 부분은 △감초 함유 처방+고혈압약(혈압조절 실패)△인삼‧영하구기자‧다엽 등+warfarin(혈전 가능성 높여) △에페드린이 든 한약 및 한약제제+chlorpromazine‧phenobarbital 등 진정최면약(약효 감소) △지실+phentolamine 등 α-수용체 차단제(약효 감소) △Glucocorticoid 성분 함유한 녹용‧적하수오‧감초‧인삼 등+tolbutamide‧phenformin‧insulin 등 혈당강하제 △여로+혈압강하제 등이다.

 

약동학적 관점에서 흡수에 대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는 △제산제-알칼로이드 함유 한약 흡수 증가(부자 독성 증대 등) △대황 함유 한약 및 한약제제+금속이온 함유 양약(소화관 침전 형성돼 약효 소실) △오매‧산사+제산제 △호장‧편축‧사계청‧황약자‧대금전초‧마편초‧오배자‧지유‧가자‧석류피‧대황‧산수유‧목과‧금앵자‧계내금 및 황련상청환‧육미지황탕 등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펩신제제‧디아스타아제‧multienzyme 등 소화 효소류 약물(위장 흡수 어렵게 하고 소화불량, 식욕부진 등 증상 유발) △탄닌을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진통제‧chlorphenamine 등(침전물 생성시켜 체내흡수 저해)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tetracycline류 항생제 및 erythromycin‧rifampicin‧griseofulvin‧nystatin‧lincomycin‧clindamycin‧neomycin‧ampicillin(탄닌산염 침전물 생성시켜 체내흡수 저해)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ephedrine‧berberine‧strychnine‧quinine‧reserpine‧atropin류 약물(탄닌산염 침전물 생성시켜 체내흡수 저해) △Scopolamine과 atropin+금속이온 가진 석고(침전 혹은 변색반응 유발, 체내흡수 저해) 등이 있다.

 

간 대사에 대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는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한약제제+imipramine‧amitriptyline‧clomipramine‧doxepin 등 항우울제(양약의 대사 촉진) △각종 약주 등 에탄올을 함유하는 항냑제제+에탄올대사를 억제하는 chlorpromazine‧perphenazine‧fluphenazine‧trifluoperazine 등 phenothiazine류 약 등이 해당된다.

 

김 교수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양의에서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 측면이 있다. 이들을 설득하려면 연구기관에서 많이 연구해 자료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다. 이를 통해 한의‧양의가 서로 이해를 바탕으로 얘기해 나간다면 협업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혜경 책임연구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약-양약 간 약물 상호작용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하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병용약은 각각의 약에 대한 약물의 흡수나 대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적당한데 한약은 성분이 많아 어떠한 영향을 어떻게 주는지 현재는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성분 하나하나에 대해 확인할 수 없으니 양약에 한약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 병용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 단일 약재가 어떠한 효소에 영향이 있었다 하더라고 처방으로 들어가면 본래 단미가 가졌던 약효들이 상쇄돼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처방에서 주약이 20%를 넘는 경우가 드물어 한약처방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약처방의 약물대사효소 활성저해율 평가 연구결과 황련해독탕은 CYP2D6를, 갈근탕은 CYP2E1을, 소시호탕은 CYP2C19를, 자음강화탕은 CYP2D6 억제율이 높았다.

갈근탕과 종합감기약(OTC)의 약물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처방에 대한 독성을 확인하는 연구(한약 처방 13주 반복투여)도 진행하고 있는데 간 조직 내 CYP450s 발현 변화는 살펴본 결과 소청룡탕은 흰쥐 암‧수 모두 ≤5000mg/kg/day 용량에서 간 조직내 CYP1A2, 2C11, 2E1, 3A1, 3A2, 4A1의 유전자 발현 변화가 없었으며 암‧수 모두에서 CYP2B1/2 발현이, 수컷 흰쥐에서만 CYP1A1 발현이 증가했다.

귀비탕은 수컷 흰쥐에서 5000mg/kg/day투여 시 간 조직 내 CYP1A1, 1A2, 2B1/2, 2C11, 2E1, 3A1, 3A2, 4A1의 발현 변화가 없었으며 암컷 흰쥐에서 CYP1A2와 CYP2B1/2의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다.

담배연기는 흰쥐에서 CYP1A1과 2B1/2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만큼 소시호탕이나 귀비탕을 흡연자에게 처방할 경우 CYP1A1과 2B1/2의 과발현 유발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하 책임연구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발간한 ‘과학적 근거의 표준한약처방(2018)’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여기에 수록된 52개 처방은 한의과대학 방제학교과서 193개 처방, 국민건강보험급여 56개 처방, 보건복지부 고시 한약제조지침서 100개 처방, 한방의료기관 다빈도 처방 이용조사결과 29개 처방, 처방이론 구성상 기본적인 20개 처방 등을 종합 분석해 선정한 것으로 기본 한약처방에 대한 기원, 역대 구성 약재 및 용량변화, 구성성분의 구조식, 성분 정량법,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한 약리작용, 합성의약품과 한약처방 상호작용, 독성, 증례에서 임상시험 및 부작용까지 3700여편의 참고자료를 수록했다.

이는 OASIS(전통의학 정보포털, https://oasis.kiom.re.kr)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한약처방 뿐만 아니라 한약제제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으며 관련 내용은 매년 업데이트되고 있다.

 

하 책임연구원은 “기존 치료방법에 더해 치료를 극대화하고자 통합의학이 대두되면서 전통의약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 의료법 개정으로 한약과 기존의약품 병용투여 가능성이 증가했으나 병용 가이드라인이 없어 협진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체계적인 한약-양약 간 약물상호작용 근거자료를 통한 병용지침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인 단위의 산발적 연구보다 체계적인 국가주도의 연구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의 좌장을 맡은 대한한의사협회 송미덕 부회장은 “의료정보가 다 공개되고 있고 향후 첩약이 건강보험 급여에 들어가게 됐을 때 한약과 양약의 병용투여에 대한 연구를 임상한의사가 어떻게 받아들여 임상에 반영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할 때”라며 “앞으로 이러한 기회를 연중 수시로 제공하고 가능하다면 온라인 서비스도 고려해볼 생각인 만큼 많은 성원 바란다”고 했다.

공동 좌장을 맡은 윤성중 한의사는 “중국의 경우 중서약 병용 자료가 많이 나오고 있다. 마황, 부자, 시호, 인삼 등은 약물 상호작용에 있어 신경을 써야하는 약재로 처방할 때 특정 성분이 과량함유된 약재는 성분의 반감기 등을 따로 체크해 양약 등 약물상호작용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기자

http://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38031&page=5

 

한‧양약 병용투여 시 주의할 점은?

병용투여, 약물 양 줄여 부작용·내성 가능성 낮추지만 예상 못한 부작용 우려도병용투여 시 특정 성분 과량함유 한약재 성분 반감기 등 별도 체크 필요'한약‧양약 병용투여 관련 연구결과와 바람직한 한의임상적용' 학술세미나

www.akomnews.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