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학이야기/Magazine

갱년기 우울증 침 치료 작용기전 ‘과학적 규명’

by 이진복한의원 2018. 4. 30.

갱년기 우울증 침 치료 작용기전 ‘과학적 규명’







뇌 해마 부위 신경영양인자 통해 규명…약물학적 기법 활용해 연구방법 차별화
한의학연 류연희 박사팀, 연구결과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

◇여성호르몬 결핍에 의한 우울증 완화에 효과 있는 경혈자극 작용기전.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침이 뇌 기능 조절 물질을 증가시켜 갱년기 우울증을 개선한다는 작용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류연희 박사팀은 침 치료를 통한 갱년기 우울증 개선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밝히고, 뇌 신경영양인자 발현을 통한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갱년기 우울증의 침 치료 작용기전을 약물학적 기법을 활용해 밝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연구로 평가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결과는 지난 11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우울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2배 이상 많이 발병되며, 특히 갱년기 우울증은 40∼50대 여성의 20∼30%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갱년기 질환이다. 하지만 약물 또는 호르몬 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크며 꾸준히 실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주로 침 치료가 활용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난소절제술(OVX)로 여성호르몬 결핍을 유도한 갱년기 우울증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여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인 ‘삼음교’에 침 자극을 준 이후 행동평가, 미로실험, 강제수영장치 등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침 자극을 준 실험군이 침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보다 우울증 완화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작용기전을 밝히기 위해 먼저 뇌 해마 부위에서 단백질의 발현량을 확인해 본 결과 경혈자극이 해마에 작용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와 신경펩티드 Y(NPY)의 발현을 증가시킴을 확인했다.

실제 우울증의 행동지표에 변화를 유발하는 원인을 뇌 내 해마부위의 BDNF의 발현량을 확인한 결과, 난소 제거 후 무처치 대조군에서는 BDNF 발현량이 51.43% 감소한 반면 삼음교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한 실험군은 정상의 81.42% 수준까지 BDNF 발현량을 회복했다. 이에 반해 혈자리가 아닌 곳에 침 자극을 한 가짜침 대조군의 경우 발현량이 정상에 비해 38.57%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기존에 세로토닌 및 도파민 수준의 변화로 설명되던 우울증 연구에서 확장된 것으로, 우울증의 발병에 다양한 뇌내 단백질의 관여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는 설명이다. 특히 경혈자극의 효과를 뇌내 단백질 발현량의 확인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약물학적 기법을 사용해 뇌내 단백질들의 상호작용 기전을 확인한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검증됐던 BDNF와 NPY의 상호작용 관계를 갱년기 우울증모델에서도 적용시킨 최초의 사례인 것은 물론 나아가 갱년기 우울증에 삼음교 자극을 적용하는 임상치료에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또한 약물학적인 기법을 활용해 뇌 기능 조절물질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경혈자극이 BDNF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BDNF의 증가가 NPY의 증가를 유도해 우울증을 완화시킨다는 뇌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즉 경혈 자극이 호르몬 변화에 의해 파괴된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BDNF 강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서도 난소 제거 후 무처치 대조군에서는 NPY가 66.44% 감소했으나, 삼음교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한 실험군은 정상의 74.07% 수준까지 NPY 발현량을 회복한 반면 혈자리가 아닌 곳에 침 자극을 한 가짜침 대조군의 경우에는 NPY 발현량이 정상에 비해 37.03%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류연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갱년기 우울증뿐만 아니라 뇌기능 항상성 파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정서질환에 침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밝힌 것으로, 관련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우울증 외에도 연구 범위를 넓혀 다양한 정서질환 완화에 기여하는 침 치료의 작용기전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도 “삼음교의 침 치료는 부작용 없이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이미 임상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침 치료에 논리적인 근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의미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류연희 박사팀은 지난 3월 질병에 따른 피부민감점과 경혈이 약 70% 이상 일치함을 규명하며 경혈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용어 설명>
☞삼음교(三陰交):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의 혈자리로 생리통, 불임, 자궁 출혈 등 여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 분화에 관련된 물질로 우울증과 치매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과 관련이 있다.
☞신경펩티드Y(NPY·neuroeptide Y): 뇌 안에 있는 펩타이드 가운데 가장 양이 많으며 식이조절 및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이 있다.


자료출처 : http://www.akomnews.com/?p=3951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