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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edical

내 몸의 중심, 허리 건강의 모든 것

by 이진복한의원 2016. 6. 15.

내 몸의 중심, 허리 건강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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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가 대체 뭐지?

 

일반인들이 ‘디스크’라고 알고 있는 병은 도대체 ‘디스크’에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뜻일까?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라고 하면 디스크에 생기는 가장 유명한 병인 ‘디스크탈출증’을 뜻한다.
디스크는 지우개 같이 한 덩어리의 물렁뼈가 아니라 단단한 껍질(섬유륜) 속에 젤리(수핵)를 품고 있는 오묘한 젤리방석 같은 구조물이다.

찹쌀떡 같이 생긴 쿠션이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흡수 기능을 한다. 찹쌀떡 모양의 쿠션을 오랫동안 과하게 사용하면 껍질이 찢어지면서 속에 있는 젤리가

밖 으로 흘러나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디스크탈출증’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젤리방석 속의 젤리(수핵)가 탈출되는 것이므로 ‘수핵탈출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디스크탈출증의 원인은 뭘까? 

바로 충격흡수장치인 디스크가 충격에 의해 손상되기 때문이다. 손상 기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한 번에 아주 강한 충격을 받는 경우이다. 무거운 물체를 번쩍 들면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두 번째 기전은 아주 강한 충격은 아니지만 반복적인 작은 충격이 여러 번 쌓이는 것이다.

얼마 전 15kg짜리 배추묶음 300개를 용달차에 싣고 나서 디스크탈출증이 온 환자가 있었는데 바로 이런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세 번째 기전은 아주 약한 충격이지만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것이다. 그 예로는 나쁜 자세로 며칠 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일어서면서 디스크탈출이 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경우 세 가지 기전이 혼합되어 있다. 반복되는 작은 충격이 오래 지속되어 쌓이고 쌓이면서 섬유륜이 약해진다.

여기에 어느정도 강한 충격이 오면 한꺼번에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수핵이 탈출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디스크의 증상들

디스크탈출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좌골신경통이다. 좌골신경통이라고 하면 좌골신경에서 생기는 통증이므로 디스크탈출증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디스크탈출이 번개라면 좌골신경통은 천둥이다. 번개가 치니 천둥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옛날 의사들은허리디스크탈출증이라는 병을 몰랐다.

젊은 사람들이 갑자기 좌골신경을 따라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 발로 땅기는 통증을 호소하면서 몇 달씩 자리에 드러눕는 것을 보고
‘좌골신경통(Sciatica)’이란 병명을 붙인 것이다. 좌골신경통이 디스크탈출 때문이란 것을 현대의학이 알게 된 것은 1934년이었다. 하버드대학병원의 신경외과 의사인

Mixter와 Barr박사가 스키를 타다가 갑자기 생긴 좌골신경통으로 고생하던30대 남자의 허리를 수술했는데, 척추를 들여다보니 신경뿌리를 누르고 있는 혹 같은 것이

디스크에 붙어 있었고 이 혹을 제거했더니 며칠 만에 좌골신경통이 완전히 사라졌던 것이다. 디스크 탈출증이 인류에게 알려진 것이 아직 100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디스크치료의 변화

좌골신경통이 디스크탈출 때문이란 것을 처음 알았을 때는 탈출된 디스크물질이 혹(Mass)처럼 생겨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따라서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치료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MRI 등 진단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스크탈출이 있어도 좌골신경통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신경을 압박할 만한 디스크탈출이 없는데도 좌골신경통이 생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평생 좌골신경통이란 앓아본 적이 없는 사람의 허리를 부검했더니

디스크탈출이 상당수 있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 수수께끼 같은 현상을 풀기위해 1993년 스웨덴의 정형외과의사 Olmarker박사가 돼지의 신경뿌리에 수핵을 바르는 실험을 하였다.

돼지 꼬리에 있는 수핵을 뽑아서 돼지 허리의 신경뿌리에 발라주었다. 그런데 한 일주일이 지나니 신경뿌리에 심한 염증이 생기면서 신경전도속도가 반이하로 감소되는 것이 아닌가?

수핵이 닿아서 묻기만 해도 염증을 일으키며 좌골신경통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디스크가 탈출하여 신경뿌리에 압박뿐 아니라 염증을 일으킨다는 발견은 디스크탈출의 치료 방침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지 않고 염증을 줄이는 약이나

주사 치료만 해도 좌골신경통이 해결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염증이 저절로 줄어드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염증 뿐만 아니라 혹처럼 탈출된 물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거나 없어진다는 것도 밝혀졌다. 디스크탈출증의 치료가 비수술적으로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물론 모든 디스크가 다 비수술적으로 치료된다는 뜻은 아니다. 디스크탈출증 때문에 양쪽 다리에 마비가 오고 소변보기가 힘들어 지는 상황이라면 응급수술이 필요하고

정확한 신경염증치료를 해도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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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탈출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신경뿌리에 대한 염증치료가 중요한데                                   

디스크가 손상되어 생기는 디스크성 통증은 어떻게 치료해야할까?                                          
제일 좋은 방법은 손상된 디스크가 스스로 아물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다.      
   

 

디스크탈출증보다 더 흔한 디스크내장증

디스크에 생기는 병으로 디스크탈출증이 전부는 아니다. 가장 흔히 생기는 병은 디스크 자체가 손상이 되는 디스크내장증(Internal derangement of disc)이다.

이는 디스크 속의 젤리가 탈출될 정도는 아니지만 디스크가 손상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디스크탈출증이 좌골신경통을 일으킨다면 디스크내장증이

디스크성 통증(Discogenic pain)을 일으킨다. 흔하기로 따지면 디스크내장증이 디스크탈출증보다 훨씬 더 흔하다. 왜냐하면 디스크탈출이 되기 전에 디스크가

손상되는 것이 필연적으로 선행되어야하고, 디스크탈출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도 손상된 디스크가 다 아물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디스크탈출이 오기 전 디스크 자체가 손상 되면서 한동안 허리 가운데가 아프다가 디스크가 터지면서 좌골신경통이 생기게 된다.
디스크탈출이 생겼다가 신경뿌리의 염증이 없어지면서 좌골신경통이 사라진 이후에도 디스크가 아물 때까지 디스크성 통증을 오랫동안 겪게 된다.
좌골신경통이 6개월에서 1년정도 간다면 디스크성 통증은 2~3년 이상 지속된다. 아물어가는 디스크에 나쁜 행동이나 자세로 충격을 주어 다시 손상을 가하는 일이 잦은 사람은

평생 디스크성 요통을 달고 살게 된다.

 

 

바른 척추 건강법

디스크탈출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신경뿌리에 대한 염증치료가 중요한데 디스크가 손상되어 생기는 디스크성 통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제일 좋은 방법은 손상된 디스크가 스스로 아물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손상된 디스크가 저절로 낫나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당연히 저절로 아물어 들어간다. 베인 손가락에 반창고 하나 붙여두면 상처가 저절로 아무는 것처럼 손상된 디스크도 마찬가지다. 단,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다.
디스크손상을 입은 사람은 최소한 2년은 디스크에 손상을 가하는 나쁜 운동, 나쁜 자세, 나쁜 동작을 하지 않아야 한다. 마치 갓난아이 돌보듯 손상된 디스크를 잘 돌보면

통증이 차츰 줄어들고 강한 운동을 해도 다시 아파지지 않는 튼튼한 디스크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어서면 허리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곡선(요추전만)을 잘 유지하고 허리 디스크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는 동작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허리를 구부정하게 오래 앉아 있는 것,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스트레칭, 상체를 구부정하게 걷는 것 등이 요추전만을 무너뜨리는 자세이다.

윗몸일으키기, 누워서 다리 들기 등 허리디스크에 심한 압박을 가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나쁜 자세와 운동을 피하면서 허리를 꼿꼿이 하고

하루 30분만 평지 걷기 운동을 하면 찢어졌던 디스크에 차츰 새살이 돋아나 아물게 될 것이다. 지긋지긋한 요통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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