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원 연구결과…12개월 뒤 통증·관절 가동범위 별 차이 없어
수술 환자, 10년새 37배 증가…진료비는 10배 가까이 비싸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중년층 이상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어깨병'인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치료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지만, 비수술 요법인 보존치료(재활치료)를 받는 것과 치료 효과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서울 시내 대학병원 3곳의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다. 효과는 비슷했지만, 비용은 수술치료가 보존치료보다 10배 가까이 비쌌다.
8일 NECA가 발표한 '회전근개 파열 환자의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비교 효과 연구'(연구책임자 임재영 서울대 부교수·최지은 NECA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4~2013년 50세 이상 회전근개 파열 관련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이 질병으로 수술받은 환자는 5만4천208명으로 2004년(1천459명)의 37.2배로 늘었다.
반면 약물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치료를 받은 환자는 그사이 62만1천74명에서 200만3천845명으로 3.2배로 증가했다. 여전히 보존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치료를 받는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수술 환자의 경우 연간(2013년 기준) 의료기관 내원일수가 11.5일이었으며 진료비(비급여 제외)는 249만원으로 추계됐다. 반면 보존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간 평균 7.9일 내원해 25만9천원의 진료비가 청구됐다. 수술치료를 받는 환자는 더 많은 날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진료비는 보존치료보다 9.6배 더 많이 청구된 것이다.
연구팀은 두 치료법 중 어떤 치료가 더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08~2013년 서울 소재 3곳의 대학병원에서 회전근개 파열로 치료받은 50세 이상 환자의 치료 후 상태를 살펴봤다.
수술치료를 받은 180명과 보존치료를 받은 157명의 치료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시점 통증과 관절 가동범위를 점검했다. 비교를 위해 환자는 1~3㎝의 회전근개 파열로 치료를 받은 경우로 한정했다.
그 결과 두 집단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통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고, 12개월 후 시점에서 서로 치료의 효과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수술치료군의 경우 3개월과 6개월 시점에서는 보존치료군보다 통증이 감소했지만, 12개월 시점에서는 유의한 통증 차이는 없었다.
관절의 가동범위 역시 12개월 시점에서 볼 때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3개월 시점에서는 오히려 수술치료군이 보존치료군에 비해 가동범위가 작은 편이었다.
회전근개 파열은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다.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등 4개의 근육이 어깨 관절을 덮어 회전운동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이 손상돼 기능이 저하할 때 발생한다.
어깨의 부적절한, 혹은 과도한 사용에 따른 누적 손상,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주로 발생해 중고령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병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술과 보존치료 중 어떤 것이 더 올바른 치료법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그동안 드물었다.
최지은 NECA 연구위원은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수술치료와 보존치료 중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는 임상적인 근거는 부족했다"며 "최적의 치료법 선택을 위해서는 환자가 상태, 선호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전문의와 상담한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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