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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Magazine

침 치료의 만성요통 개선 효과 ‘과학적 규명’

by 이진복한의원 2020. 8. 20.

MRI 영상 활용해 침 치료시 만성요통 환자의 뇌구조 변화 분석
침 치료시 허리감각 회복되면서 뇌의 일차감각피질 활성화영역도 회복
한의학연·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 연구결과 ‘NeuroImage’에 게재

한국과 미국의 공동연구진이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한 임상연구를 통해 침 치료가 만성요통 환자의 뇌 구조를 변화시켜 증상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이하 한의학연)은 임상의학부 김형준 박사와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침 치료가 만성요통 환자의 뇌 일차감각영역(primary sensory area) 변화를 유발해 둔해진 허리의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뇌영상 및 의료영상 분야 연구기관인 미국 하버드의대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 센터의 비탈리 내퍼도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진행된 것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뇌 영상학 분야 권위지인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이달 15일 게재됐다.


그동안 한의학연은 한의 병·의원 등 임상현장에서 만성통증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온 침 치료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그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손목터널증후군 질환에 침 치료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힌 기존 연구의 후속으로 진행, 만성요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는 78명의 만성요통 환자가 참가해 침 치료를 실시한 진짜 침 치료군 18명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 60명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진짜 침 치료’는 요양관·신수·위중·태계 및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허리 부위 2∼3개의 혈자리에 추가로 침 치료를 시행했으며, ‘가짜 침 치료’는 통과하지 않는 가짜 침으로 피부에 약한 자극을 주거나, 레이저침을 사용한다고 알린 뒤 전원이 들어오지 않도록 해 피부에 아무 자극을 주지 않는 플라시보 치료를 진행하고, 연구대상자들에게는 모두 효과가 좋은 침술 중 하나라고 안내했다.


또한 연구팀은 침 치료 효능을 정확히 확인코자 대조군을 다시 37명의 가짜 침 치료군과 진짜 침 및 가짜 침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23명의 일반 치료군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4주간 총 6회에 침 치료를 실시했으며, 치료 전·후 전체 피험자 대상으로 허리부위 촉각예민도를 측정하는 2점식별검사를 수행한 결과, 진짜 침 치료를 진행한 실험군은 치료 전보다 촉각예민도가 약 18.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가짜 침 치료군 및 일반치료군은 촉각예민도가 약 4.9% 둔감해진 것으로 나타나 진짜 침 치료만 만성요통으로 인해 둔감해진 허리부위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동일 실험을 통증과 상관없는 손가락에서 시행한 결과에서도 치료 전·후 2점식별검사 값의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으며 진짜 침 치료군과 대조군 간의 차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MRI를 활용해 침 치료시 만성요통 환자의 뇌 구조 변화를 관찰했다.


우선 fMRI를 이용해 허리 자극시 뇌의 일차감각피질에서 활성화되는 영역(이하 허리영역)을 획정한 연구팀은 T1 강조영상을 통해 허리 감각이 둔해질수록 허리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4주 6회의 치료 후 피험자의 뇌 구조를 관찰한 결과, 진짜 침 치료군만 허리감각이 회복되면서 허리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함께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또한 확산텐서영상(DTI)를 이용해 만성요통 환자의 뇌백질 구조를 살펴본 결과에서는 진짜 침 치료 후에만 허리감각이 회복되면서 허리영역 뇌백질 구조 이상도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피험자를 대상으로 통증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불편감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대조군의 불편감이 4.6% 감소한데 반해 진짜 침 치료군은 11.0% 감소해 진짜 침 치료군에서만 유의미한 개선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구책임자인 김형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기 어려웠던 침 치료 효능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한 계기”라며 “향후 섬유근육통 및 신경병증성 통증 등 다빈도 통증 치료기전 관련 연구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원장도 “한의학연은 우수한 한의약 치료기술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한의학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세계 우수 연구기관과의 국제협력연구를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KSN2013240) 및 보건복지부 한의국제협력연구사업(HI17C2212)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용어 설명]
※ 2점식별검사: 컴퍼스나 버니어캘리퍼스 등 도구를 이용해 피부 두 군데를 동시에 자극한 후 피험자가 느낄 수 있는 두 지점 사이의 가장 짧은 거리를 측정하는 검사. 감각예민도를 측정할 때 사용.

※ T1 강조영상: 대뇌 회백질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MRI 영상기법.

※ 확산텐서영상(Diffusion Tensor Imaging, DTI): 대뇌 백질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 기법 중 하나.

 

 

 

 

이 연구에서 몇 가지 임상적 시사점을 찾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감각 기능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통에 있어서 침치료가 효과가 있다.

  2. 그 기전은 신경근과 이하의 말초 레벨에서 뿐만아니라, 중추 레벨에서 대뇌의 회백질의 조성도 함께 관여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3. 침의 국소적 효과, 전신적 효과를 함께 고려해서 치료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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