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시간씩 논문 쓰기
※ 당신은 새로 임용된 교수다. 그런데 연구할 일은 무지 많고, 강의는 많고, 회의도 많고, 그런데 논문 쓸 시간은 없고, 따라서 논문은 안 나오고.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
최근 <Science> 지에 실린 Jeffrey J. McDonnell의 기사가 힌트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은 해당 기사를 번역하였다.
The 1-hour workday
내가 조교수이던 시절, 난 항상 버거운 상태였다. 강의도 해야 되고, 학교의 새로운 동료들과도 관계를 잘 유지해야 했고, 새 실험실을 구성해야 했고, 집에는 돌볼 애까지 있었다. 물론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는 것은 기본이었다. 여기에 더불어 학회활동도 해야 했고, 회의에도 참석해야 했다.
거의 미친 사람처럼 일을 했건만 논문 편수로 측정되는 나의 ‘생산성’은 매우 미약했다. 일과중에는 도저히 방해받지 않고 논문을 쓸 시간을 찾기 힘들었다. 다른 일을 한참 하다가 막상 논문을 쓸 시간이 났을 때는 논문을 쓰는 데 필요한 워밍업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논문 쓰는 데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았다.
처음에 난 학계 연구자라면 누구나 다 이런 줄 알았다. 그러나 몇 년 지나서 보니 몇 명의 선배 교수들을 보니 매우 주기적으로 논문을 내고 있고 항상 작성 중인 논문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을 붙잡고 ‘님들 비밀이 뭔데요?’ 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들은 공통적으로 매일 집중해서 조금씩 쓰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후 나는 나의 방식을 만들게 되었다. 이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매일 한 시간씩 일하기’ 다. 결국 학계에서의 ‘진짜 일’이라면 논문을 내는 것이므로 ‘매일 한 시간씩 논문 쓰기’ 가 되는 셈이다.
나의 경우 가장 정신적으로 최고인 상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이다. 이 때가 내가 시간을 제일 잘 조절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나는 일어나자마자 처음 한 시간동안 논문을 쓴다. 내 경우에는 집에서 하는 것이 제일 잘 된다. 나는 이것을 매일 행하는 의식처럼 만들었다. 즉 일찍 일어나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잔 뽑고, 이메일이 오거나, 약속, 혹은 마감 등등 나를 방해하는 것이 생길 때까지 논문을 쓴다. 보통 한 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어떤 날은 조금 덜할 때도 있고, 어떤 날에는 조금 더 많이 하기도 한다. 내가 알게 된 것은 골프장에 가서 공을 때리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논문을 쓰는 것이 골프장에서 티에 골프공을 올려놓는 것처럼 미리 조금 준비하면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즉 전날 밤에 다음 날 아침 무엇을 쓸 것인지 계획을 세운다. 캘린더와 매일의 할 일에 어떤 논문의 어떤 부분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논문을 쓰게 되니 일 자체가 바뀌게 되었다. 내가 초짜 교수 시절에 경험하던 좌절 대신에, 얼마나 일을 했건 간에 집에 뭔가 성취했다는 느낌을 가지고 집에 가게 된다.
물론 내가 논문을 쓰는 것에 완전 도사가 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루에 한 시간 논 문쓰기가 익숙해짐에 따라서 나의 학문적인 아웃풋은 증가했다. 그리고 논문 쓰는데 집중함으로써 논문의 질도 좋아졌고, 논문 쓰는 과정도 좀 더 즐거워졌다. 그리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처음 교수가 되었을때 이렇게 생각할 시간은 거의 갖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나는 이렇게 매일 논문을 쓰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렇게 며칠간 논문을 잘 쓴 다음에는 논문을 쓰지 않는 와중, 가령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하는 와중에서도 저절로 아이디어가 샘솟고, 이들 간의 연결이 절로 생겨난다.
종종 ‘논문을 쓰는 일’은 남이 쓴 논문을 편집하거나 교정보는 것도 포함된다. 물론 이런 일들은 내가 처음부터 논문을 쓰는 것보다 지겨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마치 탁구를 치는 것을 연상하면 좋다. 즉 내 목표는 ‘서브’를 리시브해서 상대편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다. 만약 이 일을 빨리 마칠 수 있다면, 논문 쓰기 게임 자체가 향상된다.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항상 컨디션이 조절되어 있어야 잘한다. 만약 연습을 빼먹으면 바로 폼이 나오지 않듯이, 매일매일의 논문 쓰는 과정을 빼먹으면 이 과정이 점점 힘들어진다. 따라서 주변에 다른 할 일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나는 키보드를 가지고 하는 매일매일의 ‘논문 쓰기 운동’ 시간을 꼭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논문 쓰는 것은 방해받지 않고 오랫동안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집중과 규칙이 제일 중요하다. 이제 나는 학계에 자리 잡기를 원하는 박사과정과 포닥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매일 논문 쓰기 습관을 들이라고 권하고 있다. 당신이 캐리어 어떤 과정에 있건, 학계에 있다면 매일 조금씩 논문 쓰기 습관은 당신의 학문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며, 당신의 직업만족도를 높일 것이다.
아이들 방해 안 받으면서 뭔가에 집중해 일을 하거나 책을 보려고 새벽에 일어난다....윗글에 큰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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